평균 2~3년 걸리던 의료분쟁 소송, 오늘부터 '90일 내 중재로 해결' 길 열려

소송하면 평균 2∼3년 걸리는 의료분쟁을 90일 이내에 해결할 수 있도록 환자·의사를 중재하는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오늘부터 운영된다. 그동안 일선 의료 현장에서는 환자·의사 간 분쟁이 빈번해 한국소비자원과 법원에 들어온 의료사고 피해구제 접수는 2000년 1674건에서 2010년 3618건으로 늘어났다. 특히 1심 판결을 받기까지 평균 2년 2개월 이상 걸리는 등 시간적·경제적 부담이 컸다. 중재원 이용에 관한 사항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Q:중재원의 조정 대상은?

A:2012년 4월 8일 이후 병·의원(치과 포함)·한의원·약국 등에서 발생한 의료사고에 한한다. 이전에 사고가 발생했다면 예전처럼 한국소비자원과 대한법률구조공단을 이용해야 한다. 단 중재원에서 무료 상담을 받을 수는 있다(02-6210-0114, www.k-medi.or.kr).

Q:이용 절차와 비용은?

A:환자가 중재원에 신청하고, 의사가 중재원의 조정을 받는 데 동의하면 조정이 시작된다. '의료사고감정단'에서 의료 과실 유무와 환자 피해를 직접 조사해 감정서를 작성하면, '의료분쟁조정위원회'는 감정 결과를 바탕으로 손해배상액을 산정하고 중재 판정을 내린다. 중재는 90일 이내 이뤄지며, 1회에 한해 30일 연장이 가능하다. 신청인은 조정신청금액에 비례하는 일정 수수료(조정금액에 따라 2만2000∼16만2000원)를 내야 한다.

Q:환자가 중재를 신청하면 의사가 반드시 임하도록 강제할 수는 없나?

A:강제로 조정에 임하게 하는 것은 헌법상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할 수 있어 불가능하다. 그러나 의사 입장에서도 신속하게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중재를 마다할 이유는 없다. 특히 2013년 4월부터는 '형사처벌특례제도' 시행으로 중재 성립 시 환자의 의사에 반해 의료인을 상대로 업무상과실치상죄 공소를 제기할 수 없게 하는 등 의사 역시 중재에 참여할 인센티브는 충분하다.

Q:중재 결과에 대해 불복하면 어떻게 되나?

A:환자든 의사든 어느 한쪽에서 중재를 거부하거나, 중재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에는 소송 등 다른 절차를 밟을 수 있다.

Q:의사협회에서 중재제도를 거부하고 있는데 운영에 차질은 없을까?

A:의사협회는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의 경우 보상 재원은 전액 국가가 부담하라며 의료분쟁조정제도를 거부하고 있다. 또 회원들에게 어떠한 조정신청에도 응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의사들이 조정을 일절 거부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소송으로 갈 경우 의사들 역시 변호사 수임료 등 고비용이 들기 때문에 의료계에서도 필요성을 인정하는 제도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