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링스톤스 결성 50년 세계 곳곳 '생일 잔치 중'

'흥미진진한 계획들로 가득 찬 50주년 축하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롤링스톤스의 역사를 담은 옛날 사진·비디오·오디오 자료를 갖고 계신가요? 이메일로 연락주세요.'

지난달 29일 영국 출신 세계적 록 밴드 롤링스톤스(The Rolling Stones)의 멤버 믹 재거(69·보컬), 키스 리처드(69·기타), 론 우드(65·기타), 찰리 워츠(71·드럼)가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다.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대중음악계가 1962년 결성된 '롤링스톤스 데뷔 50주년'을 맞아 잔치를 준비 중이다. 축하행사의 첫걸음은 지난달 동료·후배 음악인들이 마련한 헌정 공연으로 시작됐다. 3월 13일 뉴욕 카네기홀에서 열린 '뮤직 오브 더 롤링 스톤스' 콘서트. '사이먼 앤 가펑클'의 아트 가펑클, 음악영화 '원스'의 주연이자 가수인 글렌 한사드, 이탈리아의 국민가수 조바노티 등 전 세계의 쟁쟁한 가수 19개 팀이 모여 롤링스톤스의 '언더 마이 섬' '타임 이즈 온 마이 사이드' 등 히트곡들을 다양한 스타일로 재해석해 선보여 관객을 열광시켰다.

올 9월에는 1963년부터 롤링스톤스의 상세한 발자취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가 개봉될 예정이다. 또 멤버들이 직접 고른 사진과 각자 쓴 글이 수록된 50주년 공식 자료집도 7월 발간된다. 국내에선 유니버설 뮤직이 50주년을 기념, 빨간 입술 사이로 혓바닥이 튀어나온 롤링스톤스 특유의 로고를 새긴 휴대전화 케이스를 최근 출시했다.

1962년 결성한 뒤 29장의 정규 앨범, 92장의 싱글 앨범, 10장의 라이브 앨범을 발표해온 롤링스톤스. 이미 해체돼 역사 속으로 사라진 비틀스, 레드 제플린과 더불어 팝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뮤지션으로 손꼽힌다. 록을 기반으로 경쾌한 로큰롤부터 하드록, 블루스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개성 있게 변주해낸 롤링스톤스는 비틀스와 함께 1960년대 '브리티시 인베이전'(영국 출신 뮤지션들이 미국 대중음악계를 장악했던 현상)을 이끈 주역으로도 꼽힌다. '배철수의 음악캠프' 시그널 음악의 원곡으로 국내에 잘 알려진 '새티스팩션'(1965)을 비롯해 '애즈 티어스 고 바이'(1965) '레이디 제인'(1966) 등 롤링스톤스 주요 히트곡들은 록의 고전으로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있다.

'혈기왕성'하던 나이, 60년대의 롤링스톤스는 초기 멤버 브라이언 존스 등이 마약 복용·소지 혐의로 물의를 빚었고, 69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공연 도중 관객이 피살되는 등 여러 차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러나 헐렁한 옷차림에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자유분방한 스타일은 록 뮤지션의 '고전(古典)'으로 각광받으며 후배 음악인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 믹 재거는 2003년 영국 왕실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아 폴 매카트니, 엘튼 존, 클리프 리처드에 이어 네 번째로 귀족의 대열에 오른 대중음악 가수가 됐다.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씨는 "롤링스톤스는 록 음악의 원형이자 화신으로 전 세계 모든 록밴드의 로망이 돼왔다"며 "멤버들이 모두 60·70대의 '할아버지'가 됐음에도 변함없이 왕성하게 공연을 펼쳐오며 '록은 젊은이만의 음악이 아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