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사야 놀~자] 녹색금융은 무엇이고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나요?

"한국의 녹색성장 정책, 온실가스 감축의 모범 사례" 〈조선일보 2012년 3월 9일 B2면〉

“원자력 발전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중요한 선택지 중의 하나입니다.” 8일 서울에서 열린 ‘2012 에너지 미래 심포지엄’ 참석차 방한한 라젠드라 파차우리(72) 유엔 IPCC(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 의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일본 지진 이후 논란을 빚어온 원전 건설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다시 풀어 읽는 경제기사]

환경을 보호하면서 성장도 함께 추구하자는 '녹색성장' 정책은 현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 중 하나입니다. 태양광이나 풍력처럼 환경친화적인 에너지원을 산업화하거나, 에너지 절약 기술을 개발해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자는 것입니다.

그런데 녹색산업을 영위하는 기업 중 상당수는 생긴지 얼마 안 되고, 벤처기업 같은 회사가 많아 자본이 부족합니다. 이런 기업들은 금융지원이 절실한데 이런 분야에 지원되는 금융을 '녹색금융'이라고 부릅니다. 오늘은 녹색금융의 필요성과 녹색금융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법 등을 알아보겠습니다.

녹색금융은 왜 필요한가요?

우리나라는 공기 오염의 원인인 화석연료를 많이 수입해 쓰고 있고, 경제 성장을 위해 수출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제조공정에서 탄소 배출이 많은 상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거나, 환경을 오염시키는 유해 물질이 포함되는 경우 수입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나라 기업들도 제품을 만들 때 탄소를 덜 배출하는, 즉 탄소생산성(경제 팁 참조)이 높은 상품을 개발해야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탄소저감 기술이나 대체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는 투자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고 장기간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기존의 금융지원 시스템으로는 자금이 충분하게 공급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시장원리에 따라 자금이 필요한 녹색기술과 녹색사업에 금융회사가 자금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단계가 되면 별도로 녹색금융이라고 구분할 필요도 없겠지만, 초기 단계에서는 녹색금융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발전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녹색금융에 정부가 개입해야 하는 이유는

보통 금융이라고 하면 은행이 예금자의 돈을 받아서 기업·가계에 대출해 주거나,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에서 돈이 필요한 기업이 발행한 주식이나 채권을 사주는 행위를 말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녹색금융도 금융의 일종이지만, 녹색성장을 추진하는 기업, 다시 말해 '녹색기업'에 한해 자금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금융과 다릅니다.

문제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녹색기업의 경우 일반기업보다 성공가능성이 불투명해 금융회사들이 자금지원을 꺼린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녹색금융이 활성화되려면 정부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국민세금이 들어가는 정부 지원을 아무렇게나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우선 엄격한 기준을 만들어 '환경 개선'과 '경제 성장'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기업에 한해서만 지원을 해줘야 합니다.

또 녹색금융을 서비스하는 금융회사에도 이득이 되는 방식으로 금융지원이 진행돼야 합니다. 만약 금융회사가 비싼 예금 금리를 주는 예금상품(녹색예금)을 판매한 뒤, 이렇게 모은 돈을 싼 금리로 녹색기업에 대출을 해 준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는 녹색성장에는 기여할 수 있을지 몰라도 금융회사에는 손해가 되기 때문에 정상적인 금융서비스라고 할 수 없고, 지속 가능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정부가 개입하게 되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금융회사가 녹색기업에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예금을 받거나 채권을 발행할 경우 해당 예금자나 채권 투자자에게 이자소득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금융회사가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낮은 금리로 녹색기업에 공급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녹색금융이 부진한 이유는?

지금까지 발표된 녹색금융 지원은 기존의 일반금융 지원과 거의 차이가 없고,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만큼 자금이 충분히 지원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녹색금융이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를 몇 가지 들 수 있습니다.

첫째, 이명박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이런 녹색성장 정책이 앞으로도 지속될지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녹색금융은 장기 투자가 필요한데, 향후 정책 방향의 일관성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금융회사들이 녹색성장 산업에 장기 투자를 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둘째, 녹색사업이나 녹색기업으로 인증을 받은 사업이나 기업이 적은 데다 녹색금융 상품에 대한 세제 혜택이 적고 엄격한 요건을 적용하고 있어 세제 혜택을 주는 녹색금융 상품 출시가 현재로선 어려운 상황입니다.

셋째, 기업과 금융회사 모두 녹색금융을 뒷받침할 만한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습니다. 기업이 빚(녹색금융)을 내 투자하려면 환경관련 사업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이를 위한 준비나 관련 정보가 부족합니다. 또한 녹색기업을 분석하거나 평가하는 체계도 아직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이와 함께 녹색금융을 담당하는 금융 인력은 금융에 대한 전문성은 물론 녹색(환경)에 대한 전문성도 갖고 있어야 하는데, 이런 전문인력이 크게 부족한 실정입니다.

넷째, 금융회사가 자금을 지원할 때는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이 서야 하는데 녹색사업은 새로운 영역이어서 사업성을 평가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녹색금융을 발전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녹색금융을 발전시키려면 정부와 금융회사의 공조가 절실합니다.

첫째, 녹색성장 정책이 앞으로 지속돼야 한다는 사회 전반의 공감대가 형성돼야 합니다. 둘째, 녹색인증과 세제 혜택 요건을 완화하고 세제 혜택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녹색산업 전문인력의 육성, 환경정보 이용시스템 구축, 녹색기업 평가전문기관의 육성 등 관련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넷째, 녹색기업이나 프로젝트에 장기 자금을 공급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이 많은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런 노력이 쌓이면 녹색성장을 위한 금융지원이 활성화되고 동시에 금융회사들도 새로운 성장엔진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쉽게 배우는 경제 tip] 탄소생산성

녹색성장 시대에는 노동과 자본 이외에 탄소배출량도 중요한 생산 요소입니다. 이에 따라 개발된 국가 생산성 지표가 ‘탄소생산성’입니다. 탄소생산성은 탄소 1kg을 소비해 창출할 수 있는 국내총생산(GDP)을 지표로 나타낸 것입니다. 탄소생산성이 높다는 것은 같은 양의 탄소를 배출하면서 더 많이 생산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2007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탄소생산성은 2.18로 전 세계 평균인 2.12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그러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인 2.49에 미치지 못하며, 일본(2.93), 독일(2.90), 영국(3.50), 프랑스(4.71)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퀴즈]

환경을 개선하면서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녹색성장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개발된 지표가 바로 ‘○○○○○’인데, 이 경제지표는 탄소 1kg을 소비해 창출할 수 있는 국내총생산(GDP)을 지표로 나타낸 것입니다.

▲응모 요령: 모닝플러스 홈페이지(morningplus.chosun.com)의 이벤트 코너에서

▲일정: 4월 18일(수) 오후 5시 마감, 4월 20일(금) 당첨자 발표

▲경품: 도서문화상품권 1만원권(25명) 각 1장

〈지난회 정답 : IPO〉
도서문화상품권 당첨자(강성화 구벽수 권순우 길영환 김동헌 김미자 김민희 김세현 김영규 김은비 김은숙 김인숙 김향숙 김호곤 박미영 박상규 박희창 성경현 소영민 손태삼 심선재 이동식 이미영 이승진 임인순)

자본시장연구원·조선일보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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