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성적표 반영, 정치인 테마株 희비 엇갈려

4·11 총선이 새누리당의 승리로 끝나면서 12일 주식시장은 선거 결과에 따라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크게 엇갈렸다. 새누리당을 승리로 이끈 박근혜 선거대책위원장 관련주들의 주가는 급등했으나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관련 테마주는 모두 급락했다. 또 새누리당 공약과 관련된 종목의 주가도 희비가 엇갈렸다.

◇박근혜, 안철수 뜨고 문재인 지고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 승리로 대선 경쟁에서 유리한 입장을 차지한 박근혜 위원장 관련주의 주가는 모두 급등했다. 박근혜 위원장의 동생인 박지만씨가 최대주주이자 회장으로 있는 EG는 이날 장 시작과 함께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더니 상한가를 유지한 채 마감했다. 또 박근혜 위원장의 복지 정책 테마주로 꼽히는 아가방컴퍼니와 보령메디앙스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반면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테마주로 꼽히던 종목들은 모두 급락했다. 문재인 고문 본인은 부산 사상구에서 당선됐지만 문 고문이 선거를 이끌던 이른바 '낙동강 벨트'에서는 3석을 얻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이날 문재인 테마주인 바른손과 우리들생명과학, 우리들제약은 모두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이들 종목은 문 고문과의 인연을 강조하는 '인맥 관련주'다.

선거에 출마하지는 않았지만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 관련주인 안철수연구소의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민주당의 총선 패배로 안 원장의 대안론이 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대선 테마주인 안철수연구소는 안 원장의 대권 후보설이 불기 시작한 지난해 10월 말 이후로 등락을 반복하면서 지금까지 2배가량 올랐다.

총선은 끝났지만 전문가들은 정치인 테마주가 일시에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애초에 정치인 테마주는 총선보다는 대선을 보고 형성된 만큼 12월 대선까지는 이들과 관련한 테마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당선자가 최대주주로 있는 기업들의 주가도 올랐다. 부산 금정구의 김세연 당선인이 최대주주로 있는 동일고무벨트는 3.2% 상승했다. 경기 화성갑에서 당선된 고희선 당선인이 최대주주인 농우바이오와 충청남도 서산 태안의 성완종 당선인이 최대주주인 경남기업의 주가도 소폭 올랐다. 또 우성사료는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되는 동시에 최대주주가 서울 영등포을에서 당선된 신경민 당선인의 가족으로 알려지면서 상한가를 기록했다.

◇희비 엇갈린 정책주

새누리당이 승리를 거두면서 새누리당의 공약과 관련된 주가도 함께 올랐다. 대표적인 업종은 복지정책 관련주. 특히 노인복지 및 저출산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노인용 의료기기를 주로 생산하는 솔고바이오와 메타바이오메드, 성인용 기저귀를 생산하는 모나리자가 모두 가격제한폭까지 올랐으며 저출산 테마주로 꼽히는 매일유업과 남양유업도 모두 상승했다. 또 일자리 창출을 핵심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취업 포털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인에이치알과 자격증 교육업체인 윌비스의 주가도 모두 상한가를 기록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주는 새누리당 승리보다는 민주통합당의 패배로 수혜를 봤다. 당초 민주통합당은 총선에서 1당이 될 경우 한미 FTA 재재협상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1당이 되지 못한 만큼 한미 FTA 재재협상의 추진력은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미 FTA 재재협상이라는 리스크(위험)가 해소되면서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는 한일사료와 관세 폐지로 수출이 유리해진 섬유업체 웰크론, 성안, 자동차 부품 관련주인 넥센타이어와 한국타이어, 동양기전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새누리당이 통신료 인하 문제를 주요 정책으로 내세우면서 통신 업종의 주가는 하락했다. 이날 LG유플러스와 KT의 주가는 각각 4.5%, 0.2%씩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