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 TALK] 한국 특급 호텔엔 '파자마 룸'이 있다

최근 객실 개선공사를 마친 서울 장충동 그랜드앰배서더서울호텔에는 두 가지 타입의 객실이 새롭게 들어섰다. '슈페리어 트리플베드룸'(22개)과 '디럭스 킹&싱글베드룸'(34개)이다. '슈페리어~'에는 1인용 침대(싱글베드) 3개가, '디럭스~'에는 2인용 침대(더블베드) 1개와 싱글베드 1개가 각각 설치됐다. 명동 세종호텔은 지난해 2인용 침대(킹사이즈) 2개가 있는 '패밀리룸'을 13개 마련한 데 이어 올해도 10개를 더 만들었다. 앞서 강남의 임피리얼팰리스호텔은 몇 년 전 2인용 침대(더블베드)가 아래층 침실과 위층 거실에 각각 하나씩 있어서 네 명이 함께 묵을 수 있는 '복층 스위트룸' 15개를 만들었다. 이처럼 배낭여행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저렴한 호스텔이 아닌 특급 호텔들이 두 명 이상이 함께 숙박할 수 있는 객실을 만드는 건 다른 나라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다.

호텔 관계자들은 "최근 들어 외국인이 아닌, 한국인 가족 고객이나 여성 고객들이 단체로 투숙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라고 했다. 호텔 업계에 따르면 한국인 가족 단위 손님은 아이 1명을 동반한 3인 가족이 많고, 여성 단체 손님은 친구들끼리 객실에서 편안하게 먹고 마시며 수다를 떠는 '파자마 파티'를 하기 위해 호텔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경우 이전에는 간이침대를 추가로 설치하거나 한 침대를 여럿이 함께 좁게 사용해야 하는 불편이 따랐다.

"앰배서더 호텔의 경우 지난해 판매된 객실 가운데 6% 정도가 엑스트라 베드를 요청했다. 이들은 대부분 내국인 투숙객들로, 이런 수요에 맞춰 413개 객실 중 14%인 56개 객실을 아예 가족·여성단체용으로 새롭게 디자인했다"(박인선 홍보실장)는 설명이다. 박 실장은 "올해 1~3월 내국인용 호텔패키지 판매량이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58%나 늘어났고 지난해 패키지 총판매액도 2010년 대비 25%나 늘었다"며 "이들 내국인 고객의 수요와 필요에 부합하는 형태의 객실을 계속 내놓을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