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부부, 아들 사망 보상금 2억원 전액 기탁

빠듯한 살림의 60대 개인택시 기사 부부가 작업 중 숨진 아들의 보상위로금 전액을 적십자사에 기탁했다.

대한적십자사 경남지사는 경남 고성군에 사는 장평숙(61)·김말둘(57)씨 부부가 아들의 보상위로금 2억원을 전해왔다고 13일 밝혔다. 장씨의 아들 한석(당시 30세)씨는 통영의 한 회사에 입사한 지 40일 만인 2010년 4월 전선 설치 작업 중 추락해 숨졌다. 이후 부부는 회사와 2년여 소송 끝에 최근 보상위로금 2억원을 받았다.

장씨는 고성에서 개인택시 기사로 일하고 있으며, 부인은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1남1녀를 둬 한석씨 위로 누나가 있다.

넉넉하지 않은 살림의 장씨 부부가 사망위로금을 대한적십자사에 기탁하기로 한 것은 생전 아들이 헌혈 등 남을 돕는 일에 앞장서 왔기 때문이다. 한석씨는 고교 3학년이던 1998년 처음 헌혈한 이후 꾸준히 헌혈해 2004년 '헌혈유공장 은장'을 받았다. 헌혈유공장 은장은 30차례 이상 헌혈자에게 주는 것. 한 해 5~6차례 헌혈했기에 받을 수 있었다.

장씨는 "살아 있었다면 남을 위해 무언가를 했을 아들이 가장 기뻐할 일이라는 판단에 기탁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 경남지사는 "가족들 의견을 존중, 가장 의미 있는 일에 기탁금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