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합의도 않고 9호선 요금 인상 기습통보

서울시 지하철 9호선(개화~신논현) 요금 인상을 두고 시와 운영사인 서울시메트로9호선㈜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메트로9호선 측은 지난 14일 역사와 홈페이지(metro9.co.kr)에 6월 16일부터 현 1050원인 일반 요금을 1550원으로 올리겠다고 선언했다. 다른 노선을 타다가 9호선으로 갈아타도 500원을 더 내야 한다. 원래는 시와 협의해 결정해야 하나 "서울시와 협의를 지속해왔으나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이유로 공고문부터 붙인 것. 이에 대해 서울시는 "500원 인상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소폭 인상할지 아니면 적자 보전금을 더 줄지 논의하겠다"며 "공고문을 붙이겠다고 했을 때 허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떼지 않으면 과태료(1000만원 이하)를 매길 것"이라고 반박했다.

9호선은 지난 2009년 7월 개통했고, 메트로9호선㈜이 관리 운영권을 30년 동안 받아 운영하는 구조다. 현대로템(25%)과 맥쿼리한국인프라(24.5%)가 대주주. 이 노선은 운영하면서 적자가 생기면 일부를 시에서 메워주기로 계약한 탓에 2009년 142억원, 2010년 322억원, 지난해 250억원 등 710억원가량이 시로부터 나간 바 있다.

그럼에도 메트로9호선 측은 "민자 건설에 따른 자본 조달과 수송 원가에 못 미치는 기본요금으로 손실이 쌓여 지난해 말 적자가 1820억원에 이른다"며 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시와 메트로9호선㈜은 '시행사는 (일정 범위 내에서) 운임을 자율적으로 결정해 징수할 수 있다. 단 이를 초과해 징수하면 서울시장과 협의해야 한다'고 계약을 맺었다. 원칙적으로 요금을 자율적으로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시 관계자도 "신분당선이 이미 1750원을 받고 있는 만큼, 민간 운영 노선에 (지하철 1~8호선과) 다른 요금 체계를 적용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