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불황에 죽 쑤는 中본토 펀드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가 식지 않고 있다. 경기가 나쁘고 주식시장도 부진하니 중국 펀드 수익률도 울상이다. 중국본토 펀드는 해외 지역별 투자 펀드 가운데 수익률이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게다가 지난 13일 중국 정부가 당초 경제전문가들의 예상치보다 낮은 1분기 GDP성장률을 발표한 후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중국본토 펀드 수익률 바닥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본토 펀드의 1분기(1~3월) 수익률은 2.41%로 해외지역별 펀드 가운데 가장 저조하다. 4월까지 포함해 연초 이후의 평균 수익률(13일 기준)은 5.87%이다. 꼴찌는 면했지만 전체 해외지역별 펀드 중 글로벌 펀드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는 8.13%, 해외주식형 펀드는 10.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피지수 역시 연초 이후 10% 넘게 올랐다. 다른 신흥지역의 펀드 수익률은 좋다. 고유가 영향으로 러시아 펀드는 연초 이후 19%의 수익률을 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인도 펀드는 16.5%, 브라질은 9.5%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심지어 같은 중국 펀드 중에서도 홍콩에 주로 투자하는 일반 주식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9.9%에 달한다. 국내주식형보다도 높은 수익률이다.

중국본토 펀드 가운데 개별 펀드로는 'KB중국본토A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C2'가 연초 이후 24.84%의 수익률을 내 그나마 가장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그 뒤로는 'KB차이나A주식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클래스C3'가 22.64%, '삼성CHINA2.0본토증권자투자신탁 1[주식](C4)'가 19.2%의 수익률을 내며 좋은 성적을 거뒀다. 다만 이 세 가지 펀드를 제외한 펀드는 수익률이 한자릿수대였다. 에프앤가이드의 김동근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이 대형주 중심으로 움직이듯이 중국본토 펀드 역시 운용 종목에 따라 큰 폭의 수익률 차이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불황으로 본토 펀드 부진

일반 중국투자펀드(홍콩투자펀드)에 비해 중국본토 펀드가 유난히 부진한 것은 올 들어 고유가와 경기둔화에 따른 제조업 불황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중국본토 펀드가 투자하는 상하이나 선전 증시는 주로 제조업으로 편중된 기업들로 이뤄져 있고 일반 중국투자펀드가 투자하는 홍콩증시는 금융기업들을 비롯해 좀 더 다양한 기업들로 이뤄져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 자금이 제대로 들어오지 못하는 것도 중국 본토 시장 부진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연초 국내와 해외 주식시장은 외국인들의 투자 덕으로 지난해 연말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유럽에서 은행들에 장기대출을 해 주는 등 해외 주요국가들이 경기 회복을 위해 엄청난 돈을 금융시장에 풀었고 이 자금이 해외 주식투자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주식시장은 외국인 자금에 대한 규제가 심해 이런 막대한 투자자금의 덕을 상대적으로 보지 못한 것도 중국 관련 금융 상품의 수익률이 저조한 이유다. 전문가들은 홍콩은 외국인의 투자 유입이 쉬워 연초 외국인이 주가 상승에 큰 역할을 해줬다고 설명했다.

◇희망적인 시각도

상당수 전문가는 중국본토 펀드 투자를 자신 있게 권하지 못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만 혼자 달리지는 못하리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다만 워낙 주가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부진한 만큼 앞으로는 나아지리라는 전망도 있다. 펀드조사기관 EPRP는 3월 마지막 주 외국인 투자자들이 3주 만에 중국 주식 시장에서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동양증권 김후정 연구원은 "투자자들 사이 중국본토 펀드에 대해 저가매수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