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서 맴도는 성장률… 한국 경제에 경고음
입력 : 2012.04.17 03:02
韓銀, 성장률 3.7%→3.5%로… 기재부장관, 5년간 침체 전망
세계 경제 장기 부진에다 고령화·저출산으로 활력 잃어
교육·연구개발 투자율 높고 FTA 등 긍정적 요인도 있어
16일 한국 경제에 어두운 소식 두 가지가 전해졌다. 하나는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떨어뜨린 것이고, 다른 하나는 경제 수장인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다소 어두운 장기 전망을 밝힌 것이다.
한은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12월의 3.7%에서 0.2%포인트 낮춘 3.5%로 하향 수정했다. 유럽 재정위기로 세계 경기 회복이 불투명해 수출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이 작년 10.5%에서 올해 4.8%로 반토막 난다는 게 중요한 판단 근거의 하나였다. 게다가 국제유가가 배럴당 연평균 118달러에 달해 물가 불안 때문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아 내수 부진으로 연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상반기 성장률 3.0%로 바닥을 치고, 하반기엔 3.9%로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조찬간담회에서 "국내 경제가 단기 관점에서 보면 바닥을 다지고 회복하는 국면이다"라면서도 "장기 사이클의 관점에선 불황의 가운데를 지나고 있고, 향후 5년 정도 지금 같은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내 경기 사이클로 보면 회복 국면이지만,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세계 경제의 흐름을 고려하면 앞으로 시간이 더 흘러야 정상화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전체적으로 저성장 국면에 접어드는 '뉴노멀(New Normal·시대 변화에 따른 새로운 표준)'의 영향으로 중장기적 회복이 제약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한은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12월의 3.7%에서 0.2%포인트 낮춘 3.5%로 하향 수정했다. 유럽 재정위기로 세계 경기 회복이 불투명해 수출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이 작년 10.5%에서 올해 4.8%로 반토막 난다는 게 중요한 판단 근거의 하나였다. 게다가 국제유가가 배럴당 연평균 118달러에 달해 물가 불안 때문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아 내수 부진으로 연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상반기 성장률 3.0%로 바닥을 치고, 하반기엔 3.9%로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조찬간담회에서 "국내 경제가 단기 관점에서 보면 바닥을 다지고 회복하는 국면이다"라면서도 "장기 사이클의 관점에선 불황의 가운데를 지나고 있고, 향후 5년 정도 지금 같은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내 경기 사이클로 보면 회복 국면이지만,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세계 경제의 흐름을 고려하면 앞으로 시간이 더 흘러야 정상화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전체적으로 저성장 국면에 접어드는 '뉴노멀(New Normal·시대 변화에 따른 새로운 표준)'의 영향으로 중장기적 회복이 제약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해외는 뉴노멀, 국내는 노동력 부족
한은은 올해 유로 지역 경기 부진의 영향이 신흥시장국으로 파급되면서 작년에 비해 성장세가 위축될 걸로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은 올해 유로 지역 경제가 각각 0.5%, 0.3%씩 마이너스 성장할 걸로 전망했다. IMF는 내년에도 유로 경제가 0.8% 성장하는 데 그칠 걸로 내다봤다.
게다가 한국은 또 다른 문제를 안고 있다. 인구 고령화로 노동 인구가 급감하는 것이다. 영국의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최근 "한국 경제의 고령화와 노동력 증가율 둔화가 향후 잠재성장률, 재정수지 등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의 60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10년 현재 총인구의 11%로 1991년 5.5%의 딱 두 배가 됐다. 반면 2010년 우리나라 출산율은 1.2명으로 186개국 중 184위였다. 또 외국인 근로자 비율은 2009년 현재 2.3%로 10% 정도인 국제 평균에 못 미친다. 실제 일할 수 있는 노동력이 채워지지 않는 구조라는 의미다. 노동 인력이 줄어들고 투자는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앞으로 상당 기간 3%대 성장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들이 속속 제기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이 3.8%로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전 10년 동안의 잠재성장률(4.7%)보다 1%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투자 부진으로 성장 잠재력의 원천인 자본 축적이 이뤄지지 않는 것도 걸림돌이다. 실질 고정투자 증가율이 금융위기 이후 연평균 1.3%에 머물고 있다. 1970년대 연평균 17.8%였던 것에 비하면 크게 떨어진 것이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경제성장률이 2011~2012년 2년 연속 잠재성장률을 밑돌 가능성이 높다"면서 "소비가 살아나지 않고, 투자가 빈약해지며, 고용이 이뤄지지 않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너무 비관할 필요 없다는 의견도
그러나 지나치게 비관할 필요가 없다는 반론도 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 9일 "한국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장기적 위험 요인으로 인구 고령화가 부각되고 있으나, 양호한 수출 증가와 구조 개혁이 동반될 경우 2020년대에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한국이 GDP의 7.5%(2008년 기준)를 교육에 투자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아일랜드 다음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연구·개발(R&D) 투자 비중(2009년 기준)이 OECD 평균치(2%)보다 높은 GDP 대비 3.6%를 기록한 것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지목됐다. 골드만삭스는 이런 긍정적 요인들이 노동 인구 감소라는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것으로 봤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획득하는 데 성공, 국제 경쟁력이 생긴 데다 주요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경제영토를 확대하고 있는 점도 향후 경제 성장에 긍정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전문가들은 어느 경우든 한국이 지나치게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내수로 다변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한다. 뉴노멀 시대엔 성장을 더 이상 수출에만 기댈 수 없기 때문이다.
한은은 올해 유로 지역 경기 부진의 영향이 신흥시장국으로 파급되면서 작년에 비해 성장세가 위축될 걸로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은 올해 유로 지역 경제가 각각 0.5%, 0.3%씩 마이너스 성장할 걸로 전망했다. IMF는 내년에도 유로 경제가 0.8% 성장하는 데 그칠 걸로 내다봤다.
게다가 한국은 또 다른 문제를 안고 있다. 인구 고령화로 노동 인구가 급감하는 것이다. 영국의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최근 "한국 경제의 고령화와 노동력 증가율 둔화가 향후 잠재성장률, 재정수지 등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의 60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10년 현재 총인구의 11%로 1991년 5.5%의 딱 두 배가 됐다. 반면 2010년 우리나라 출산율은 1.2명으로 186개국 중 184위였다. 또 외국인 근로자 비율은 2009년 현재 2.3%로 10% 정도인 국제 평균에 못 미친다. 실제 일할 수 있는 노동력이 채워지지 않는 구조라는 의미다. 노동 인력이 줄어들고 투자는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앞으로 상당 기간 3%대 성장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들이 속속 제기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이 3.8%로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전 10년 동안의 잠재성장률(4.7%)보다 1%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투자 부진으로 성장 잠재력의 원천인 자본 축적이 이뤄지지 않는 것도 걸림돌이다. 실질 고정투자 증가율이 금융위기 이후 연평균 1.3%에 머물고 있다. 1970년대 연평균 17.8%였던 것에 비하면 크게 떨어진 것이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경제성장률이 2011~2012년 2년 연속 잠재성장률을 밑돌 가능성이 높다"면서 "소비가 살아나지 않고, 투자가 빈약해지며, 고용이 이뤄지지 않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너무 비관할 필요 없다는 의견도
그러나 지나치게 비관할 필요가 없다는 반론도 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 9일 "한국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장기적 위험 요인으로 인구 고령화가 부각되고 있으나, 양호한 수출 증가와 구조 개혁이 동반될 경우 2020년대에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한국이 GDP의 7.5%(2008년 기준)를 교육에 투자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아일랜드 다음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연구·개발(R&D) 투자 비중(2009년 기준)이 OECD 평균치(2%)보다 높은 GDP 대비 3.6%를 기록한 것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지목됐다. 골드만삭스는 이런 긍정적 요인들이 노동 인구 감소라는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것으로 봤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획득하는 데 성공, 국제 경쟁력이 생긴 데다 주요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경제영토를 확대하고 있는 점도 향후 경제 성장에 긍정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전문가들은 어느 경우든 한국이 지나치게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내수로 다변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한다. 뉴노멀 시대엔 성장을 더 이상 수출에만 기댈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