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 15% 싼 소형택시… 당최 눈에 보여야 타죠"

일반 택시보다 요금이 싼 소형택시가 지난해 12월부터 서울 시내를 달리고 있지만, 택시 업계와 시민 모두에게 외면받고 있다. 워낙 숫자가 적고, 택시업체에서도 이를 꺼리기 때문이다.

소형택시는 1600㏄ 이하 차량으로 기본요금(2㎞)을 일반택시(2400원)보다 300원 싼 2100원을 받는다. 시간·거리당 운임도 일반택시보다 15% 저렴하며, 연료 효율은 중형택시와 비교해 30%가량 높다.

그런데 서울시 등록 택시 7만2273대 중 1600㏄ 이하 소형택시는 일진운수에서 운영하는 74대뿐. 그나마 시작 당시 80대에서 줄었다. 택시 1000대가 지나가면 1대 나타나는 수준이다. 일주일에 두 번 이상 택시를 이용한다는 이소연(26)씨는 "요금이 싼 소형택시가 생겼다고 해서 이용해보려 했는데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소형택시의 비율이 30~50%는 돼야 손님들이 선택해 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설사 소형택시가 보이더라도 골라 타기도 쉽지 않다. 현재 1591㏄ 기아 포르테 차량과 1592㏄ 현대 아반떼 차량을 소형택시로 운영하고 있는데, 소형임을 구분하는 장치는 운전석 앞유리에 '소형택시'라고 달린 작은 푯말과 지붕 위 노란 표시등뿐이다. 쉽게 알아보기 어렵고 홍보도 이뤄지지 않아 대부분 모르고 지나친다.

색깔로 구분하면 좋겠지만, 서울시가 2010년부터 신규 등록하는 법인택시는 모두 꽃담황토색으로 통일하도록 해 중형이나 소형이나 다 같은 색깔이다. "소형은 다른 색깔로 칠하자"는 의견은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택시 월급제가 생기면서 회사에서도 소형택시가 달갑지 않다. 일진운수는 "소형택시는 벌어들이는 요금 수입은 줄었는데 기사 월급은 중형택시 기준으로 지급하고 있어 손해가 크다"고 전했다. 매달 4000만~5000만원씩 손해라는 게 업체 주장이다.

소형택시를 운행하지 않는 한 택시회사 간부는 "소형택시를 모르는 승객들이 더 많은 상황에서 차량구입 비용과 수익 감소를 부담하며 운영할 필요가 없다"며 "제도적으로 소형택시를 더 지원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