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9호선 요금 500원 인상을 둘러싸고 서울시와 시행사인 서울메트로9호선㈜ 간 신경전이 묘하게 흘러가고 있다. 서울시는 16일 윤준병 교통본부장이 "시민 여러분께 혼란을 안겨 드려 죄송하다"며 "인상 요인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 인상 시기와 폭은 시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에서 정하겠다"고 하면서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반면 메트로9호선은 "이미 협약서에 1850원 이하에서는 서울시와 상관없이 올릴 수 있다"며 "누적 적자가 1888억원에 달해 자본 잠식 상태에 이르는 등 경영 악화로 인해 요금 인상은 어쩔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납득할 만한 조치가 없으면 6월 16일 요금 인상을 강행하겠다는 태도다.
현실적으로 요금 인상을 하려면 교통카드 인식시스템을 손봐야 한다. 이는 서울시 허락 없이는 어렵다. 결국 9호선에서 서울시 만류를 뿌리치고 요금을 500원 올린 뒤 이를 받으려면 역마다 직원이 개찰구 앞에 나와 현금을 요구해야 한다. 승객이나 회사나 불편하기 짝이 없지만 메트로9호선은 이렇게라도 하겠다는 입장이다.
메트로9호선은 2009년 7월 개통 이후 매년 적자 일부를 시로부터 보전받고 있다. 2009년 144억원, 2010년은 325억원이며, 2011년분은 시 390억원과 메트로9호선 511억원이 맞서는 중이다. 적자보전금을 받으면서 메트로9호선은 2010년에는 208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3341만원 흑자로 돌아섰다.
이번 논란은 2005년 메트로9호선과 시가 맺은 협약으로까지 번졌다.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이 민자(民資)를 끌어들이기 위해 무리한 협상을 밀어붙였다는 게 현 서울시 분석. 8.9% 세후 수익률을 보장해주고 기준 요금을 1264원에서 시작, 매년 100원씩 올리며 물가상승률은 따로 반영토록 한 게 문제라는 지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단 협약 수익률을 5% 수준으로 내리자고 제안해놓은 상태이며, 시민을 볼모로 무리한 요금 인상을 요구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지하철 9호선 하루 이용객은 하루 18만~20만명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