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반장' 최불암, 35년 만에 명예총경으로 승진

"'수사반장'할 때부터 사람들이 '경찰서장(총경)'까지 하라고 말했는데 마다했어요. 평생 몸바쳐도 못하시는 분들도 많잖아요."

1970년대 인기 드라마 '수사반장'에서 수사반장을 맡아 열연한 연기자 최불암(72)씨가 35년 만에 '경찰의 꽃'으로 불리는 명예 총경으로 승진·위촉됐다. 총경은 일선 경찰서에서는 서장급의 간부로, 왕년의 '수사반장'에서 '경찰서장'이 된 것이다.

경찰청은 17일 '수사반장'팀에 대한 명예 경찰 승진 임용식을 갖고 드라마에서 박 반장 역할을 했던 최불암씨와 당시 연출자 이연헌(70)씨를 명예 경정에서 명예 총경으로 승진·위촉했다고 밝혔다. 극본을 담당했던 윤대성(73) 서울예술대학 교수도 명예 경위에서 명예 경감으로 한 계단 승진했다. 이들은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 중이던 1977년 각각 명예 경정과 명예 경위로 위촉됐었고, 이번에 35년 만에 승진한 셈이다.

경찰청은 최근 경찰이 형사소송법상 '수사의 주체'라는 점을 인정받는 등 과거 드라마 방영 당시보다 높아진 위상 등을 고려해 국민에게 경찰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던 최씨 등을 승진시키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최근 수원 사건 등에서 경찰의 본분을 다하지 못한 일이 발생해 국민에게 송구스럽다"며 "수사반장이 보여준 경찰상에 대해 우리 경찰 모두가 다시 한번 그 의미를 되새기고 앞으로 더 나은 경찰이 되자는 다짐의 계기로 삼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최불암씨는 "총경이란 계급이 경찰에서 얼마나 높고 책임이 막중한지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도 모범적 생활을 통해 경찰과 시민들의 연결다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