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 경기를 나타내는 대형마트의 올 1분기 경기지수가 2009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조사됐다. 그만큼 소비자 경기가 위축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마트는 1분기 '이마트지수'를 분석한 결과 95.5를 기록했다고 18일 밝혔다. 지난 2009년 1분기 94.8을 나타낸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마트지수란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476개 상품의 소비량 변화 패턴을 전년도와 비교 분석해 소비자 경기 상황을 판단하는 지수다.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소비 호전을, 낮으면 소비 위축을 나타낸다. 지수가 높을수록 소매 경기가 좋다는 뜻이다.
세부 항목별로는 의(依)생활지수가 90.2로 가장 낮았다. 봄철 추위의 영향으로 신상품이 잘 안 팔렸기 때문이다. 그동안 줄곧 95 이상을 유지해온 식(食)생활지수도 94.4로 떨어졌다. 이마트 측은 "공급량 감소로 값이 오른 국산 과일과 채소 소비가 줄어 식생활지수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소비자들이 식품 구매에서 이 정도로 소비를 줄인 것은 보기 드문 경우"라고 말했다.
문화생활지수만 유일하게 100을 넘겨 101.9를 기록했다. 저가(低價) TV 등 가격파괴형 기획 상품 판매가 늘어난 덕분이다.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 김민 부장은 "지난 3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6%대로 안정되긴 했지만 고(高)유가, 전세대란 등으로 소비자의 실질 소비는 여전히 위축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거의 모든 부문에서 지출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