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인천공항, 서점 없는 공항되나

'공항 서점을 운영할 사업자를 구합니다'

7년 연속으로 세계 1위 공항에 선정된 인천공항이 공항 내 서점을 운영할 사업자를 찾고 있다. 인천공항 내에 있는 서점은 오랜 기간 많은 승객이 찾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익이 보장되는 '노른자' 서점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11년 동안 공항 내 서점을 운영하던 사업자가 수지가 맞지 않아 운영하지 못하겠다며 최근 사업을 접었다. 일각에서는 자칫 세계 1등 공항에서 서점이 사라지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8일 인천공항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공항 내 8개 서점을 운영하고 있던 GS문고가 "더는 서점을 운영할 수 없다"며 부도를 냈다. GS문고는 GS그룹과는 관계가 없으며, 2001년 인천공항이 개항했을 때부터 서점을 운영해 온 서점 전문 회사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액이 급감한 데다 서울 시내에 새로 문을 연 다른 서점까지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항 내 서점 운영을 포기한 것이다.

인천공항은 해마다 여행객들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입지 여건으로 따지면 서점 매출이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승객 수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음에도 서점 매출이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다. 승객(출발 기준) 수가 1670만명이었던 2010년 116억여원이었던 매출이 승객 수가 1740만여명으로 증가했던 지난해 91억여원으로 21%나 줄었다.

이런 현상은 온라인 서점이 활성화되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이 보급되면서 여행객들이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지 않고 전자책(e-book) 등을 이용하는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예전에는 책을 사서 외국으로 나가려는 승객들이 많아서 줄을 서야 할 때도 있었지만, 지난해부터 서점을 찾는 승객들의 발걸음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측은 다음 사업자가 선정돼 들어올 때까지 GS문고가 계속 서점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어, 현재 서점은 정상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새 사업자가 쉽게 나타날지는 의문이다.

출판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서점들이 하나 둘씩 쓰러져 가는 상황에서 인천공항에 들어가겠다고 나설 다른 서점이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 출판업체인 교보문고 관계자도 "인천공항이 매력적인 곳이기는 하지만 현재로서는 입점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측은 조만간 사업자 입찰공고를 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