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과음 늘고 걷기는 줄어

최근 4년간 흡연·음주·운동·비만 등 건강 행태를 측정하는 주요 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는 전국 253개 시·군·구 만 19세 이상 성인 22만7700여명을 대상으로 '지역사회 건강조사'를 실시한 결과, 고(高)위험음주·비만율은 증가하고 걷기 실천율은 감소했다고 19일 밝혔다.

주 2회 이상 많은 술(한번에 남자 7잔 이상, 여자 5잔 이상)을 마시는 '고위험음주'는 2008년 18.4%에서 2010년 14.9%까지 감소했다가 지난해 18.2%로 다시 급증했다. 지역별로는 제주(23.1%)·강원(21.4%)·인천(20.2%)에서 고위험음주율이 높았고, 전남(16.6%)·전북(16.5%)·대구(16.0%)가 낮았다.

비만율과 걷기 실천율은 첫 조사가 시작된 2008년 이후 꾸준히 나빠졌다. 체질량지수(BMI=몸무게/키의 제곱)가 25 이상으로 비만인 비율은 2008년 21.6%에서 2011년 23.3%로 늘었다. 반면, 한번에 최소 30분씩, 주 5회 이상 걷기를 실천하는 비율은 2008년 50.6%에서 지난해 41.7%로 급감했다. 걷기 실천율은 서울(54.0%)·전남(50.6%)·인천(48.1%)이 높고, 제주(29.1%)·경북(32.1%)·충남(35.5%)은 낮았다.

남성흡연율의 경우 2008년 49.2%에서 2011년 47.0%로 감소했으나, 금연조례가 제정되지 않은 제주(52.5%), 강원(49.6%)은 여전히 남성흡연율이 높았다.

한림대의대 김동현 교수는 "건강 행태는 사회·환경적 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면서 "개인이 알아서 건강습관을 실천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적 격차, 노인 인구 비율, 인구 1000명당 술집 수, 인구 1인당 공원 면적, 금연 캠페인 등 다양한 사회적 요인이 개인의 건강 행태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사회적 여건이 낙후된 지역에 집중 지원하는 보건 정책을 펴야 전반적인 건강 지표가 향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