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흡연으로 인한 민원 발생이 드물지 않다. 지난해 한국금연운동협의회에 접수된 아파트 내 간접흡연 피해 신고는 38건이었다.
금연운동협의회 김은지 사무총장은 "집안의 베란다나 화장실에서 흡연하더라도 아래윗집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적인 공간으로만 보기는 힘들다"면서 "특히 창문을 열어놓고 지내는 여름철에는 담배연기 때문에 이웃 간 다툼도 자주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에서도 2008년 이후 주민들 스스로 아파트 내 공동 생활공간인 계단, 복도, 엘리베이터, 지하주차장, 놀이터, 경로당 등을 금연구역으로 지정·운영하는 '금연 아파트'가 조금씩 늘고 있다"며 "이런 주민들의 자율적 금연 운동과 함께, 아파트 흡연 규제 도입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최근 흡연에 대한 규제는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지만, 아직 가정 내에서의 흡연까지 규제하는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금연구역 지정을 확대해 가는 추세다. 지난해 개정된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올 12월부터는 정부 청사와 법원, 학교와 보육시설, 의료기관, 도서관, 어린이 놀이시설, 일정 규모 이상의 학원, 대형 음식점 등은 건물 전체가 금연구역으로 지정된다. 또 내년 6월부터는 게임방과 PC방에서도 금연해야 한다.
이밖에 도시공원, 놀이터, 번화가, 버스정류장, 해수욕장 등은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조례를 통해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이 구역에서 담배를 피울 경우 2만∼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그러나 올 2월 현재 이같은 금연 조례를 지정한 지자체는 전체의 34.8%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