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4.25 08:48

Work | The Second Career

은퇴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맡은바 직책에서 손을 떼고 물러나 한가로이 지내다.’ 그러나 이는 이제 옛말이 됐다. 오늘날의 사전은 이렇게 바뀌고 있다. ‘숙련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제2의 커리어를 쌓아가다.’

오늘날 국내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퇴직자들을 위한 어떤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하지 않는다. 퇴직, 그리고 끝이다. 다음 시나리오는? 예상은 어렵지 않다. 대부분의 퇴직자들은 새로운 기업의 문을 두드리지만 일이 생각처럼 쉽지 않아 창업으로 눈을 돌린다. 퇴직금을 털어 커피숍, 제과점, 음식점 등을 차려보지만 준비 없는 창업이 성공할 리 만무하다. 이 비극적인 상황은 비단 몇몇의 특별한 사례가 아니다. 다수의 퇴직자가 반복적으로 걷는 길이다.

조선일보DB
지난 15년간 시니어들의 퇴직교육을 담당해온 (사)고령사회고용진흥원 강창훈 사무총장은 “퇴직 전 교육 여부에 따라 중산층이 하위층으로 몰락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퇴직 다음 단계를 내다보는 자세다. 여기서 핵심은 바로 커리어다. 강 사무총장은 “퇴직 후 1~2년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이때 학습 등을 통해 자신의 경력 및 경험을 보다 심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공기업을 퇴직한 후 박사 과정을 밟아 교육센터에서 강의를 하거나 은행을 퇴직한 후 금융 관련 자격증을 취득해 금융상담사로 활동하는 이들을 그 예로 들었다. 자신의 경험을 십분 활용한다면 은퇴 후 새로운 삶을 설계할 수 있다는 것. 강 사무총장은 “퇴직금을 쪼개 어딘가에 투자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쌓아온 경력을 활용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이때는 지위나 급여에 대한 눈높이를 어느 정도는 낮추는 게 좋다.

경력활용형 직업군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공인중개사, 주택 상담사 등이 붐을 이뤘지만 최근에는 직업상담사, 사회복지사, 평생교육사, 경영 지도사, 다문화가정 상담사, 노인심리상담사 등이 각광받고 있다. 국가 공인인 직업상담사의 경우 독학으로도 충분히 자격증 취득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도전해볼 수 있다. 강 사무총장은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봉사활동으로 눈을 돌려보라”며 “밴드를 구성해 고아원이나 양로원에서 공연을 하는 등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Tip

당신의 경험을 나누세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지난 2010년부터 중장기 자문단(World Friend Advisors) 파견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국내 퇴직 인력의 지식과 경험을 개발도상국에 전수함으로써 개발도상국의 경제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금년 중장기 자문단 선발 목표인원은 80명으로, 선발된 이들은 가나, 네팔, 라오스, 이집트, 탄자니아, 파라과이 등 34개국에서 활동하게 된다. 상반기 모집은 3월에 완료됐으며, 8~9월 하반기 모집이 진행될 예정이다.

● 관련 분야에서 학사 이상의 학위를 소지한 자

● 10년 이상 실무경력이 있는 자

● 토익 성적 730점 이상 또는 이와 동등한 수준의 영어 능력이 인정된 자는 우대받는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http://kov.koica.go.kr/hom/)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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