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4.25 08:48

Money | Painting Auction Guide

미술품 투자의 저변이 나날이 확대되고 있다. 주식이나 부동산에 염증을 느낀 이들이라면 미술품으로 시선을 돌려볼 만하다. 이제 막 미술시장에 뛰어든 초보 투자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기본적인 투자의 원칙을 소개한다.

▲ 박수근의 <빨래터>. /조선일보 DB
근대 회화의 아버지 세잔의 <카드 놀이하는 사람들>이 몇 달 전 2억5000만 달러(약 2800억원)에 거래됐다. 그림을 산 이는 카타르의 공주. 그녀는 지난 2004년 피카소의 <파이프를 든 소년>이 세운 1억400만 달러의 기록을 단숨에 깨버렸다. 이 사건을 계기로 명화 가격은 자그마치 2억 달러 선으로 훌쩍 뛰어올랐고 미술시장은 이제 투자자들의 최대 격전지가 됐다. 미술품에 대한 투자감각이 필요한 시점이다.

K옥션 조정열 대표는 “지난 20년간 미술품 투자는 수익 면에서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를 앞질렀다”며 “미술품의 경우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유니크 피스(unique piece)’라는 점이 가치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연대별로 작품의 가격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문제는 어떤 작품에 투자하는가 하는 점이다.

▲ 중국 현대미술의 거장 장 샤오강의 <혈연>. /조선일보 DB
조 대표가 제시한 투자의 첫 번째 요건은 마음에 드는 작품을 구매하는 것! 투자 개념에만 지나치게 사로잡혀 기호에 맞지도 않은 작품을 구매하는 것은 비주얼 아트를 즐기는 올바른 자세가 아니라는 얘기다. 두 번째, 작품을 보는 혜안 기르기! 예술에는 정답이 없는 만큼 트렌드를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 조 대표는 경매 스페셜리스트 등과 꾸준히 접촉하며 작가나 작품의 성향을 알아나가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전반적인 지식을 쌓으면 저절로 작품을 판단하는 준거가 생긴다는 것. 세 번째, ‘블루칩’을 구매할 것! 블루칩이란 검증된 중견작가의 작품으로, 그만큼 리스크가 낮다. 조 대표는 “3~5년 안에 값이 오르기를 기대한다면 이미 검증된 작가의 작품을 구매해야 한다”며 “현재 한창 경력을 쌓아나가는 젊은 작가의 작품을 구매하면 10년 이상은 내다봐야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주지하듯 블루칩은 값이 만만치 않다. 이때는 지명도 높은 작가의 작품 중 사람들이 비교적 덜 선호하는 작품이나 사이즈가 작은 작품을 사들이는 것도 한 방법이 다. 이들은 비교적 가격이 낮다.

▲ 김환기의 <꽃과 항아리>. /조선일보 DB
이 밖에도 대중성이 떨어지는 작품은 가격 상승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작가의 예술성과 대중성을 두루 따질 것, 에디션이 많은 작품은 기대만큼 가격이 오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유니크 피스를 노릴 것, 대형 화랑에서 어떤 작가를 관리하고 있는지 관심을 기울일 것 등 염두에 둬야 할 사항이 적지 않다.

▲ 지난해 1680만 달러(178억원)에 팔린 미국 현대미술가 제프 쿤스의 도자기 조각 <핑크팬더>. /조선일보 DB
조 대표는 “다른 투자와 달리 미술품 투자가 좋은 점은 스스로 즐길 수 있으면 서 돈도 벌 수 있다는 점”이라며 “단지 돈벌이 수단으로만 본다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미술품 투자는 분명 일확천금이 가능한 투자 방법이긴 하나 미술에 대한 기본적인 애정이 수반됐을 때 그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것. 미술에 대한 투자는 돈을 위한 투자가 아닌 문화에 대한 투자, 나를 위한 투자임을 명심하자.

정기 경매는 3, 6, 9, 12월에 이뤄진다. 경매 응찰은 옥션 회원에 한해 가능하다. 연회비 10만원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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