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주가 열흘 새 12% 뚝… "왜 떨어졌나" 해석 엇갈려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의 주가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애플에 대해선 이달 초만 해도 주당 1000달러, 시가총액 1조달러란 장밋빛 전망이 나왔는데 최근 10일 새 주가가 12% 급락하자 주가 향방을 놓고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20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애플 주가는 2.5% 하락하며 572달러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연초 이후 주가가 50% 넘게 상승했던 애플은 지난 10일 장중 사상 최고가(644달러)를 기록하면서 시가총액이 6000억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주가 하락으로 586억달러(약 66조원)가 증발해버렸다.

전문가들은 최근 애플 하락세에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실적 악화 같은 특정 악재가 있다기보다는 올 들어서만 57% 넘게 오를 정도로 가격이 급하게 오르자 투자자들이 24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승욱 키움증권 연구원도 "최근 애플의 목표 주가가 1000달러로 상향 조정되고 있는데 애플이 과연 추가 상승할 수 있을 만큼 실적이 좋아질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겨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이번 주 발표 예정인 애플 실적을 놓고 기대 반 우려 반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애플 주가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면서 강세를 보여왔지만 애플에 대한 낙관론이 지나치게 커졌다는 것이다.

최근 애플은 수많은 루머에 시달리고 있다. 애플 아이폰을 판매하는 통신사 버라이존은 지난주 실적 발표에서 올 1분기 아이폰4 판매가 전 분기(2011년 4분기)에 못 미쳤으며 매출도 둔화하고 있다고 밝혔고, 미국 BTIG증권은 올 1분기 주력 상품 중 하나인 맥 컴퓨터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초 6월 출시 예정이었던 신제품 아이폰5가 10월에나 나올 것 같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반면 애플의 경쟁 업체인 삼성전자는 올해 사상 최고가 대비 주가가 약 5% 하락한 상황이어서(20일 종가 128만2000원) 애플과 비교할 때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애플과 삼성전자 모두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상황이어서 성장 연속성이 지속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D램 가격 반등과 휴대폰(갤럭시S3) 신제품 출시, 일본 반도체업체인 엘피다 파산 등으로 업황이 긍정적인 반면 애플은 부품 공급 차질로 신제품(아이폰5) 출시가 10월로 늦어지는 등 성장 연속성에 의문부호가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는 여전히 애플에 무한 신뢰를 보이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빌리 숍 애널리스트는 "최근 주가 급등락이 심하지만 애플 현재 주가는 여전히 매력적"이라며 "애플 주가 조정은 매수 기회"라고 말했다. 경제 전문 방송 CNBC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애플 주가는 최근 수직 상승해 가격 하락 우려가 있지만 지금 시장에 떠도는 루머는 전부 추측일 뿐"이라며 "애플의 주식을 팔면 결국은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