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 쇼 대신 생태설명회로… 한달 만에 돌아온 '제돌이'

서울대공원이 '돌고래쇼' 대신 '돌고래 생태설명회'란 이름으로 돌고래들을 일반에 다시 공개했다. 22일 오후 1시 30분쯤 경기도 과천시 서울대공원 돌고래 수족관. 동물원 박상미(32) 사육사가 "이제부터 돌고래와 쉽게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해 드릴게요. 여러분이 '제돌아'라고 불러주시면, 제돌이가 나올 거예요"라고 인사말을 올리자, 관객들이 일제히 "제돌아~"를 외쳤다. 그러자 제돌이를 포함한 5마리의 돌고래들이 관객들 앞으로 유유히 헤엄치며 들어왔다. 지난달 19일 '돌고래 쇼'가 잠정 중단된 뒤 한 달여 만에 다시 관객들 앞에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서울대공원 동물원은 이날 "고난도 점프 기술 등을 선보이던 '돌고래 쇼' 대신 '돌고래 생태설명회'를 열고 야생 방사가 결정된 '제돌이'를 포함한 돌고래 5마리를 시민에게 재공개한다"고 밝혔다.

사육사들은 이날 "돌고래는 사람처럼 피부나 이빨 상태를 보고 나이를 추정한다"며 돌고래 이름과 나이 등을 줄줄이 소개했다. 또 돌고래 배 부분을 볼 수 있도록 배영을 시키거나, 돌고래의 빠른 헤엄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수족관을 이리저리 재빨리 헤엄시키기도 했다. 생태 설명의 하나로 낮게 점프하는 모습도 선보였다. 사육사가 물속에서 돌고래를 어루만지며 '교감(交感)'하는 장면도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환경운동연합은 성명서를 통해 "생태설명회는 사실상 '축소판 돌고래쇼'"라며 "대공원은 '기존 돌고래쇼와 달리 사람이 돌고래를 타고 헤엄치는 등의 동물 복지 관련 행위를 배제했다'고 주장하지만 '먹이로 유인한 점프행위' 등은 기존 돌고래쇼를 재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동물자유연대도 트위터를 통해 "이는 강도(强度)를 낮춘 돌고래쇼"라며 "(이 설명회는) 야생동물과 인간과 교감이 아니라 '불행의 시작'"이라고 했다.

반면 이날 참가 관객들은 대부분 돌고래 쇼가 계속됐으면 하는 입장이었다. 자녀와 설명회에 온 이은주(43)씨는 "아이들이 책으로만 돌고래를 보다가, 실제로 보니 참 좋아한다"고 했다. 대공원은 돌고래 생태설명회를 매일 3회(11시30분·13시50분·15시 매회 20분간) 무료로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