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떠나자 고래 잡으러… 울산고래축제 열린다

전국에서 유일한 '고래테마' 축제인 울산고래축제가 오는 26일 개막한다. 올해로 12회째인 이 축제는 29일까지 나흘간 울산 도심 태화강과 장생포 일원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울산고래축제는 재작년과 작년 2년 연속 대한민국 유망축제로 선정됐다. 작년 행사엔 전국에서 40만명이 다녀갔다.

올 축제는 30여개 주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www.ulsanwhale.com 참고> 고래잡이 재현, 선사(先史)시대 체험 퍼포먼스, 판타지 창작 뮤지컬 공연 등이 대표 프로그램이다.

올 축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처음 선보이는 '술고래 광장'이다. 남구 태화교 아래 태화강 둔치에 차리는 대형 야외 선술집이다. 이곳에서는 울산지역 막걸리와 전통주를 누구나 시음할 수 있다. 고래 모형으로 만든 시음용 술잔도 준비해놓았다. 술고래 광장 한켠에는 대형 천막 무대도 차린다. 각종 공연과 이벤트를 진행하는 무대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볼거리 무대와 함께 흥겨운 술자리를 즐길 수 있다.

올해 고래축제를 주관하는 (재)고래문화재단 김나연 홍보팀장은 "애주가들을 위한 종합 술 문화체험 행사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술고래 광장'은 축제기간인 26~29일 오전 11시~오후 10까지 운영한다. 대신 작년까지 운영해온 태화교 아래 먹거리단지는 차리지 않는다. 고래문화재단은 취객 안전요원을 대거 배치하고, 취객 쉼터도 마련해 각종 안전사고에 대비하기로 했다. 광장 출입구에 음주운전 특별단속반도 배치해 음주운전을 원천 차단한다.

올해 축제부터는 '고래밥상'도 처음 선보인다. 작년 울산과학대 산학협력단이 학술용역을 통해 개발한 4가지 '고래테마 브랜드 메뉴'다. 고래고기를 주 재료로 한 범고래밥상(고래해초비빔밥, 고래만두전골)과 일반적인 해산물 요리인 고래밥상(명태찜요리, 오징어냉채), 어린이 메뉴인 아기고래밥상(스테이크, 스파게티), 고래정식(코스 메뉴) 등이다. 이 가운데 고래해초비빔밥은 태화교 아래 둔치에 임시식당을 차려 시식과 함께 현장 판매도 한다. 나머지 메뉴는 전시를 통해 소개한다.

울산 남구 이삼환 담당은 "고래해초비빔밥은 상큼한 바다향을 느낄 수 있어 고래고기에 익숙치 않은 사람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을 것"이라며 "올 축제를 계기로 고래밥상을 대중적인 메뉴로 알리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고래밥상은 다음 달부터 울산 남구 관내 일반음식점 15곳에서 정식 메뉴로 내놓는다. 판매업소는 '고래밥상' 로고 표지판도 내건다.

고래축제 대표 프로그램인 고래잡이 재현은 올해도 태화강에서 펼쳐진다. 몸길이 10m가 넘는 대형 귀신고래 모형을 강물에 띄워놓고 선사 원시인 차림의 연기자 10여명이 기다란 고래잡이 배를 타고 창과 그물을 던져 고래를 잡는 퍼포먼스다. 또 다른 대표 프로그램인 선사체험 퍼포먼스 '족장 맘대로'는 태화강 둔치에 재현한 선사마을에서 선사인 복장을 한 40명의 전문 배우들이 관람객들과 함께 다양한 선사체험을 한다.

축제 개막공연 '피노키오의 고래뱃속 모험'도 빼놓을 수 없는 무대다. 태화강 야외특설무대에서 3차원(3D) 영상과 레이저 등을 이용해 펼치는 판타지 창작 뮤지컬이다. 환상적인 수상 멀티미디어쇼도 펼쳐져 강변의 밤을 물들인다.

태화강에서는 나룻배로 강을 건너는 '추억의 나루터'와 14명이 한 팀을 이뤄 시합을 벌이는 '고래배 경주대회' 등 참여행사도 다양하게 열린다. 고래고기와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고래장터'도 연다.

'고래마을'인 장생포에서도 다양한 축제 마당이 펼쳐진다. 장생포는 2008년 국내 유일의 고래문화특구로 지정됐고, 고래박물관 등 고래관련 인프라가 모여있는 '고래관광 1번지'다. 장생포 고래박물관에서는 고래유물 특별전이 열리고, 고래생태체험관에서는 돌고래 쇼가 펼쳐진다. 장생포에서 출항하는 고래바다여행선도 축제기간 중 특별 증편 운항한다.

고래문화재단 김진규 이사장은 "올 축제는 시민과 관광객 참여 프로그램을 획기적으로 확대해 재미난 축제를 만드는 데 노력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