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숲·꽃밭… 낙동강, 시민생활 안으로 들어와

바람이 불었다. 살랑살랑. 벚나무 터널. 연둣빛 새싹들이 한들거렸다. 자전거 바퀴가 달렸다. 햇살 받은 바퀴는 물비늘처럼 반짝였다. 길가의 철쭉들. 분홍빛 손을 흔들었다. 지난 22일 오전 10시 10분쯤 부산 강서구 낙동강 둑 위다. 1500여명의 시민·자전거 동호인들이 '자전거 라이딩'을 즐겼다. '4대강 국토종주 자전거길 통합개통 및 제4회 부산시민 자전거축전' 참가자들이다.

"말로 하기 힘들어예. 달려보이소." 이 행사에 참가한 부산자전거연합회 부회장 최삼규(54·부산 연제구 거제동)씨는 이렇게 말했다. 최씨는 "확 트인 시야에 벚꽃, 철쭉, 유채꽃들이 눈에 들어오고 바람 불어 시원하고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며 "김밥 싸 가족과 함께 소풍오면 지리산, 한라산이 안 부럽겠다"고 말했다.

부산 낙동강이 바뀌고 있다. 차편으로 다리를 건너 부산으로 오거나 경남으로 나가는 경계쯤에서 시민들의 생활·여가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자전거길은 그 전주곡.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만든 이 길은 부산 낙동강 하굿둑~경남 양산시 원동 사이 낙동강 양쪽 각 20여㎞ 길이다. 낙동강 둑길 좌우는 벚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있다. 초봄 벚나무 터널 사이를 꽃비를 맞으며 걷거나 달리는 체험은 그대로 영화의 한 장면이다.

또 부산권역 낙동강 양안 둔치와 을숙도에 생태공원이 만들어지고 있는 중이다. 강서구 쪽 둔치에 맥도·대저지구 생태공원이, 북·사상구 쪽 둔치에 삼락·화명지구 생태공원이 들어선다. 낙동강 하구 강 가운데의 을숙도에도 생태공원이 조성되고 있다. 보트·카누 등을 타거나 야구·축구 등 스포츠 활동을 하는가 하면 자전거 라이딩·소풍·생태체험 등을 즐기고…. 갈대나 비닐하우스 등만 있던 낙동강과 그 주변이 시민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홍용성 부산시 낙동강사업본부장은 "오는 5월 3일 을숙도를 제외한 4개 생태공원을 시민들에게 개방할 예정"이라며 "이들 생태공원이 문을 열면 낙동강 주변이 한강 못지않은 시민들을 위한 생활·여가 공간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을숙도 생태공원은 오는 7월쯤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맥도·대저 생태공원

대저지구 생태공원(2.66㎢·80만여평)은 강서구 대저동 주변 낙동강 둔치에 있다. 37만㎡(약 11만여평) 크기의 유채경관단지를 비롯, 다목적 공간·운동시설 공간·중앙광장·청소년광장·친수호안 등이 만들어진다. 유채꽃 단지는 제주도를 제외한 단일 꽃밭으론 국내 최대 규모급이다. 노란 유채꽃이 온통 시야를 노랗게 물들이는 장관이 볼 만하다. 이곳에선 오는 5월 3~6일 '제1회 낙동강변 유채꽃 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또 수련·꽃창포 등 꽃들로 이뤄진 초화원, 물푸레나무 등으로 꾸며진 수생식물원, 연꽃단지가 조성된다.

맥도지구 생태공원(2.54㎢·77만여평)은 대저지구 남쪽 아래 위치한다. 연꽃·수련·아이리스 등을 즐길 수 있는 수생식물원, 생태학습원, 연꽃습지, 철새먹이터 등이 만들어진다. 잔디광장, 선착장, 수변오솔길, 이팝나무길, 다목적광장, 탐방데크 등도 조성된다. 특히 대저와 맥도지구를 잇는 12㎞ 길이의 메타세쿼이아 명품 가로수길이 등장한다. 이 또한 쭉쭉 뻗어 수형이 멋진 메타세쿼이아 길 중 국내 최장(最長)이다. 메타세콰이어 식재는 이미 마친 상태다. 이 길 옆으로 명품 대나무 숲길이 조성된다. 역시 12㎞ 길이다. 현재 대저 생태공원 쪽의 750m만 공사가 끝난 상태다. 나머지 구간은 연차적으로 대나무를 심을 예정이다.

◇삼락·화명·을숙도 생태공원

화명지구 생태공원(1.41㎢·43만여평)은 화명동 신시가지와 가깝다. 연꽃들이 만발하는 생태습지와 잔디광장, 하천숲, 희망의 숲, 보트 등 계류장 등이 들어선다. 주변에 화명동 신시가지 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기존 체육공원·야구장·야외수영장 등에 파크골프장, 그라운드골프장 등이 조성된다. 그 남쪽 아래에 있는 삼락지구 생태공원(4.72㎢·143만여평)은 가장 규모가 크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체육공원·야생화단지·문화마당에다 사계절 꽃단지(철새먹이터), 파크골프장(잔디광장), 보트 등 계류장,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5㎞) 등이 만들어진다. 또 둔치를 1.2㎞의 수로를 타고 도는 순환형 뱃길, 오토 캠핑장 등도 설치된다.

낙동강 하구의 을숙도에 만들어지는 을숙도 생태공원은 3.52㎢(106만평) 규모다. 을숙도 상부(일웅도)에 철새 휴식지인 생태호수가 들어서는 것을 비롯, ▲전망·탐방데크 ▲산책로 ▲해수·담수 습지 ▲뱃길 생태 탐방로 ▲생태숲 ▲생태통로 ▲메모리얼 파크(시민광장) 등이 만들어진다. 향후 청소년생태수련원 건립도 계획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