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산정호수, 관광명소로 되살아나나

포천시가 잊혀져 가는 관광지, 새로 선보이는 관광지에 두루 눈길을 돌리고 있다. 한 곳은 호수(산정호수), 다른 한 곳은 강(한탄강)이다. 산정호수는 예전의 명성을 되찾고 계속 유지하기 위해, 개발 규제에서 풀린 한탄강 일대는 새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산정호수 리모델링

산정호수는 일제 강점기인 1925년 명성산 자락의 계곡을 막아서 만든 농업용 저수지이다. 그러나 옛날부터 관광지로 더 명성을 누렸다. 호수의 면적은 약 2만4000㎡(약 7200평)이나 주변을 포함해 약 64만㎡(약 19만평)가 1977년 관광지로 지정됐다. 1960년대까지는 신혼여행지로도 손꼽혔던 추억의 명소이다. 지금도 호수를 끼고 산책로, 보트장, 놀이시설, 조각공원 등 다양한 즐길거리와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가을마다 명성산 억새꽃 축제도 펼쳐져 관광객들이 몰린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시설은 낡고 매력이 떨어지고 있어 포천시는 산정호수의 리모델링에 나섰다. 작년에는 호숫가 산책로 대신에 나무 재질로 폭 2m, 길이 545m의 수상 데크를 새로 만들었다. 덕분에 방문객들은 물위를 걷는 기분으로 산책을 즐길 수 있게 됐다. 포천시는 다음 달까지 전반적인 리모델링 기본 구상에 대한 자문 용역도 실시하고 있다. 주차장 등 편의시설의 정비와 더불어 콘크리트 구조물인 무지개다리를 나무 재질로 다시 설치하고 정자와 전망대를 만드는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사업내용을 구체화한 뒤 문화관광부의 승인과 예산 지원을 받을 계획이다.

특히 '김일성 별장' 복원도 염두에 두고 있어 주목받는다. 산정호수는 과거 38선을 기준으로 분단됐을 당시에는 북한 땅이었다. 이 때문에 김일성이 머물렀던 별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는 얘기가 전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제방 끝 지점에 표지판만 남아 있는 상태이다. 포천시는 고증을 거친 뒤 최대한 원형을 살려 복원, 얘기가 있는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한탄강 관광개발

북한에서 발원해 철원·포천·연천을 지나 임진강에 합류하는 한탄강은 포천 일대만 30㎞나 흐른다. 화산폭발로 형성된 현무암 협곡을 두루 형성하고 있어 경관도 좋다. 그러나 포천 지역의 한탄강은 철원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고 접근성이 떨어졌다. 1992년부터 상수원 보호를 위해 개발행위가 규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탄강댐 건설과 광역상수도 보급 등으로 인해 보호구역이 점차 해제되면서 새로운 관광명소로 등장하고 있다. 지난 달에는 영북면과 관인면 한탄강 일대 자연환경보전지역 10.6㎢ 가운데 70%가 지정 20년 만에 자연환경보전지역에서 해제됐다. 해당 지역은 영북면 소회산리·운천리·자일리와 관인면 냉정리·사정리 등의 일부 지역으로 한탄강에서 200~ 500m 떨어진 강변이다. 포천시는 올해 안으로 창수면 운산리, 영북면 대회산리, 관인면 중리 일대 자연환경보전지역 2.9㎢도 추가로 해제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에는 판매시설, 근린생활시설, 운동시설, 공장 등이 들어설 수 있게 됐다. 포천시는 한탄강을 관광레저 산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창수·영북·관인면 일대에 캠핑타운, 야생화단지, 편의시설 등을 갖춰 '자연관광 네트워크'로 만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한탄강댐이 들어선 이후에도 평소에는 담수되지 않기 때문에 활용할 수 있는 강변 지역이 주요 개발 대상이다. 한탄강 일대의 주요 자연경관을 '한탄강 8경'으로 선정해 진입도로 개설에도 나선다. 포천시는 작년에는 영북면 자일리~대회산리 9㎞에 선착장과 휴게실, 주차장 등을 갖춘 래프팅 시설을 조성해 운영을 시작했다. 올해는 여름 이전까지 영북면 대회산리 일원에 캠핑장 조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TV 드라마에 등장에 널리 알려진 인근의 비둘기낭도 진입로 정비에 나서고 있다. 영북면 소회산·대회산리 일대를 경유하는 트레킹 코스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