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사야 놀~자] 연금·퇴직금·퇴직연금은 각각 어떻게 다른가요?

퇴직금제도로 충분하지 않은가요?

퇴직금은 연금제도가 도입되기 전까지는 유일한 퇴직소득 준비수단이었습니다. 퇴직금은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1개월분의 급여와 근무한 연수를 곱한 금액을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퇴직금 제도는 1953년에 도입된 뒤 적용대상이 점차 확대돼 1989년부터 종업원 5인 이상 기업으로, 2010년 12월부터는 모든 기업으로 각각 확대됐습니다.

퇴직금은 회사를 나간 근로자가 새 직장을 구할 때까지 생활자금으로 쓰이거나, 주택 구입, 결혼비용, 자녀 학자금, 창업자금 등 목돈이 필요할 때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퇴직금을 이런 용도에 다 써버리면 정작 자신의 노후 생활에 필요한 자금이 부족해지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더욱이 퇴직금은 퇴직 후에 받는 것이기 때문에 퇴직 전(前)에 기업이 망하면 퇴직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1997년 말 외환위기 이후에는 기업들이 퇴직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재직 중인 근로자들의 퇴직금을 중간정산을 통해 미리 지급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퇴직연금은 무엇인가요?

퇴직 후 생활자금으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퇴직금의 문제점을 보완해 근로자들이 퇴직 후에 안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도록 한 것이 바로 2005년 12월에 도입된 퇴직연금입니다. 현재 기업들은 근로자와 협의해 기존의 퇴직금 제도를 유지하거나 퇴직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2년 1월 말까지 전체 기업의 9.4%가 퇴직연금을 도입했고, 전체 근로자의 37.3%가 퇴직연금에 가입했습니다.

근로자 입장에서 퇴직연금의 가장 큰 장점은 퇴직할 때 받을 돈이 금융회사에 미리 적립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기업이 도산하더라도 근로자들의 퇴직 자산은 안전합니다. 퇴직연금은 주택 구입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중도에 인출할 수 없도록 제한돼 있어, 퇴직 자산이 근로기간 중에 줄어들 가능성도 작습니다.

퇴직연금은 기업이 연금을 지급한다는 발상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퇴직연금에 가입했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연금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퇴직금처럼 일시금으로 받아갈 수도 있습니다.

퇴직연금에는 확정급여(Defined Benefit·DB)형 퇴직연금, 확정기여(Defined Contribution·DC)형 퇴직연금과 개인퇴직연금(Individual Retirement Pension·IRP)이 있습니다. 어느 경우이든 일시에 받을 수 있는 금액이 결정되고, 이를 한 번에 받을 것인지 또는 연금으로 나누어 받을 것인지를 근로자가 선택합니다. 이때 퇴직연금에 10년 이상 가입한 55세 이상의 근로자는 본인이 원하면 지급기간이 5년 이상인 연금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DB형은 퇴직할 때 받을 돈의 액수와 계산방식을 노사가 합의해 결정하고, 필요한 비용을 회사가 부담합니다. 우리나라의 DB형은 퇴직할 때 받을 돈을 결정하는 방식이 퇴직금 제도와 같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55세인 B씨가 25년간 한 기업에서 일하고 퇴직하는데, 마지막 해의 월 급여가 400만원이었다면, B씨가 퇴직할 때 받을 돈은 1억원(400만원×25년)입니다. B씨는 1억원을 일시금으로 받을 수도 있고, 연금으로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DC형은 일정액 또는 연급여의 일정 비율을 매년 쌓고 여기에 투자수익(또는 투자손실)을 더해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우리나라는 기업이 근로자 연간 급여의 12분의 1 이상을 매년 금융회사에 납입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납입된 돈은 근로자가 투자방법을 정해 운용하도록 돼 있습니다. 근로자 책임하에 돈을 굴리는 셈이지요. 예를 들어 위의 B씨가 DC형에 가입한 경우 퇴직할 때 받는 돈은 투자수익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9000만원이 될 수도 있고, 1억2000만원이 될 수도 있습니다.

퇴직연금에 가입했던 근로자가 회사를 옮길 때 받는 퇴직 일시금은 자동적으로 IRP(개인퇴직연금)로 전환됩니다. IRP는 전 직장에서 받은 퇴직 일시금을 새 직장에서 퇴직할 때까지 맡겨놓는 것으로, 일종의 개인 통장으로 보면 됩니다.

퇴직연금은 일시금만으로 받는 퇴직금보다는 개선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시금을 선택할 수 있어 퇴직 후 안정적인 소득보장 방안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보완이 필요합니다.


[쉽게 배우는 경제 tip] 퇴직금 중간 정산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에 입사 이후 근속 연수에 따라 적립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해 지급받는 제도를 말합니다. 퇴직금은 근로자의 급여와 근속 연수에 비례해 늘어나기 때문에, 퇴직금을 지급해야 할 기업으로선 해마다 부담이 커집니다. 퇴직금을 중간 정산하면, 근로자가 퇴직할 때 중간 정산 이후의 근속 기간만 반영해 퇴직금을 주면 되기 때문에 기업 부담이 줄어듭니다. 1997년 말 외환 위기 이후 퇴직금 지급 부담을 줄여달라는 기업들 요구에 따라, 1998년에 퇴직금 중간 정산이 허용됐습니다.


[퀴즈]

일시금으로 지급되는 퇴직금은 주택 장만, 자녀 학자금, 결혼 자금 등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아 노후 생활비로 활용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퇴직금의 이런 문제를 보완해 퇴직 후에 연금 형태로 나눠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바로 2005년 12월에 도입된 '○○○○'입니다.

▲응모 요령: 모닝플러스 홈페이지(morningplus.chosun.com)의 이벤트 코너에서

▲일정: 5월 2일(수) 오후 5시 마감, 5월 4일(금) 당첨자 발표

▲경품: 도서문화상품권 1만원권(25명) 각 1장


〈지난 회 정답 : DART〉

도서문화상품권 당첨자 (고재신 국종영 권인례 김금순 김미경 김소영 김정윤 김태기 김형진 문희숙 박미영 손미선 이근성 이남순 이수연 이정숙 이춘길 이홍섭 임성희 장혜승 정연순 조현주 최영희 한경철 홍미자 )


자본시장연구원·조선일보 공동기획기사
문의는 (02)3771-0631자본시장연구원 연구조정실

노후 맡겼더니… 정기예금에 넣고 수수료 장사 <조선일보 2012년 4월 19일 B1면>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7개 시중은행의 원금보장형 퇴직연금 수익률은 평균 4.5%로 집계됐다. 물가상승률 4.0%를 웃돌아 비교적 양호한 실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은행들이 여기서 수수료 조로 전체 적립금의 0.6~0.8%를 매년 떼가기 때문이다. 퇴직연금에 가입한 기업 입장에서는 실제 수익률이 연 3.7~3.9%인 셈이다.


[다시 풀어 읽는 경제기사]

국민연금, 퇴직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주택연금…. 요즘 신문이나 TV를 보면 연금이란 말을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베이비 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퇴직하기 시작했고, 노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퇴직 후 안정적인 소득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퇴직 후 소득 확보 수단인 연금과 퇴직금, 퇴직연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연금이란 무엇인가요?

넓은 의미의 연금(annuity)은 일정 기간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현금입니다. 예를 들어 P씨가 집주인 H씨와 2년간 계약을 맺어 매달 일정한 월세를 내고 있다면, 이 월세도 연금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요즘 관심이 높아지는 연금(pension)은 '퇴직 후'에 주기적으로 지급되는 현금을 말합니다. 더 좁은 의미로는 국민연금이나 생명보험사의 종신연금처럼 퇴직 후 평생 지급되는 현금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퇴직 후' 즉, 나이 들어 일하지 않거나 할 수 없을 때 '월급'처럼 주기적으로 현금을 받는다는 점입니다.

현재의 근로자들이 내는 돈을 모아 이미 퇴직한 사람들에게 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연금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의 연금은 돈을 쌓아두었다가 돌려받는 것이라기보다는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얻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해 개인연금과 퇴직연금 등의 사적(私的)연금은 근로자가 일할 때 쌓아 놓은 돈을 퇴직 후에 조금씩 찾아 쓰는 것이며, 낸 돈에 비례해 연금을 받습니다.

정부가 운영하는 공적(公的)연금인 국민연금은 가입자가 낸 돈을 쌓아 두었다가 일정 연령이 되었을 때 조금씩 돌려받는 점에서 사적연금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사적연금이 낸 돈을 그대로 돌려받는 형태인 반면, 국민연금은 저소득자가 낸 돈에 비해 받는 비율이 고소득자가 낸 돈에 비해 받는 비율보다 높게 설계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