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냐 애플이냐… 부품株 성적 엇갈려

삼성전자와 애플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며, 두 회사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도 부품 공급 증가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삼성전자와 애플은 물론 이들 업체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렇다면 삼성전자와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의 주가는 어떤 상황일까?

◇삼성전자 부품주 인쇄회로기판 웃고 터치패널 울고

삼성전자와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업체는 크게 인쇄회로기판(PCB) 업체와 디스플레이, 터치패널 관련 부품 업체 등으로 나뉜다. 인쇄회로기판은 제품 내부에 전류가 흐르도록 혈관 역할을 하는 부품을 말하고, 터치패널은 휴대폰 화면이기도 한 입력 장치의 일종이다.

삼성전자에 인쇄회로기판을 공급하는 코리아써키트는 올해 들어 24% 넘게 상승했다.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납품하는 비에이치, 이녹스는 각각 34%와 31% 넘게 올랐고, 플렉스컴도 11% 넘게 올랐다.

다만 터치패널 관련 부품을 만드는 업체 멜파스는 18% 넘게 하락했고, 디스플레이 관련 업체 이라이콤도 2% 오르는 데 그쳤다.

장우용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제품마다 사이즈가 다르게 나오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업체의 경우 제품마다 별도의 개발비용을 쏟아야 하고 이 때문에 터치패널 업체의 주가가 오르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 부품업체 직접공급업체와 간접공급업체 주가 엇갈려

애플이 자사 협력업체로 발표한 삼성전기와 LG이노텍, SK하이닉스 등의 대형주들은 양호한 성적을 기록하며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웃돌았다. 삼성전자 역시 애플의 부품업체이기도 하다.

반면 중·소형 업체들의 주가는 대형주만큼은 오르지 못했다. 애플에 직·간접적으로 부품을 공급하는 중소업체인 실리콘웍스, 블루콤은 올 초부터 각각 8%와 2% 넘게 하락했다. 엘비세미콘 역시 3% 상승하는 데 그쳐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밑돌았다.

이들 중·소형 업체는 전체 매출에서 애플 관련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이 때문에 제품 판매 증가의 수혜를 온전히 누리지 못해 주가상승률이 삼성전자 관련 부품주보다 높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의 경기 둔화로 인해 디스플레이나 패널 업황이 좋지 않았고, LG디스플레이의 아이패드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공급이 지연되면서 해당 부품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도 원인이다.

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애플에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의 경우 부품 중에서도 단가가 낮은 단품 등을 주로 공급하고 있다"며 "이들 업체들의 경우 애플 수혜주로 보기에도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애플과 삼성전자에 모두 부품을 공급한 삼성전기와 인터플렉스의 주가는 크게 올랐다. 이들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제품 판매량 증가 혜택을 동시에 받은 셈이다. 삼성전기와 인터플렉스의 주가는 올 초부터 각각 37%와 55% 넘게 올랐다.

◇애플·삼성전자 모두 판매량 증가세…부품 업체들도 순항 예상

전문가들은 애플과 삼성전자의 기기 판매량이 계속해서 늘고 있고, 향후 신제품들도 꾸준히 출시돼 이들에게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들의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1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LG디스플레이도 2분기부터 흑자전환으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며 디스플레이 부품 업체도 한숨 돌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새로운 기술에 발맞출 수 있는 부품 개발 능력과 대응 능력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터치패널의 경우 기술이 진화하고 있는 속도가 굉장히 빠른 분야인데 개발능력이 이에 미치지 못하는 업체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기술적인 변화와 유행에 잘 대응하는 회사가 실적이 좋다"고 말했다.

장우용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신제품 '갤럭시S3'와 애플의 '아이폰5' 등이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에 부품 업체 등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