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수명 엇비슷한 제주·대전… 건강수명은 대전이 더 높아

제주 주민의 예상되는 기대수명은 79.3세이고, 대전은 79.2세이다. 서울(80.4세)에 이어 기대수명이 2,3위로 우리나라에서 장수지역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질병에 걸리지 않고 사는 건강수명은 대전(72.9세)이 오히려 제주(69.6세)보다 높다. 질병치레 기간이 제주가 9.7년으로 전국에서 가장 길고, 대전은 6.3세로 가장 짧다. 기대수명이 같은 두 지역은 어떤 이유에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최근 발표한 '2011년 지역건강통계 조사'를 보면 두 지역의 '건강 격차'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우선 호흡기와 심장질환의 원인으로 꼽히는 흡연율의 경우 제주 남성들의 흡연율(52.5%)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반면 대전은 41.9%로 가장 낮다. 제주는 이런 높은 흡연율에도, 최근 1년간 금연을 시도한 사람들의 비율(27.2%)이 대전(30.8%)보다 훨씬 떨어진다. 개인과 자치단체 모두 금연 문제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술도 한 번에 소주 7잔 이상 마시거나 맥주 5캔씩 주 2회 이상 마시는 음주자 비율도 제주가 전국에서 가장 높다. 전문가들은 "술집이 인구에 비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건강을 유지하려면 운동이 중요하다. 1회에 30분 주 5일 이상 꾸준히 걷기 운동하는 사람들의 비율도 제주가 전국에서 가장 낮다. 제주 올레길이 인기를 끌지만 정작 주민들은 걷기운동을 충분히 하지 않는 셈이다. 이처럼 운동량이 적고, 담배·술을 많이 한 탓인지 제주 주민의 비만율은 전국에서 가장 높다.

반면 대전의 걷기율은 전국 6위이고, 비만율은 전국에서 두 번째로 낮다. 만성질환인 고혈압·당뇨를 병원에서 진단받고도 치료받지 않는 주민 비율도 제주가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