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TALK] '카메라 풀샷' 오디션 프로 심사위원 상반신 소품위해 업체들 협찬 경쟁

"테이블 위에 보여지는 건 다 광고라고 보면 된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가 TV 오디션 프로그램들에 대해 언급하며 한 말이다. '테이블 위'란 오디션 경연 중 심사위원들이 앉아 있는 자리를 가리키고, '광고'는 PPL(간접광고)이나 협찬을 의미한다. 이 관계자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선 카메라가 심사위원의 상반신만을 주로 비추고, 얼굴 클로즈업을 오랫동안 하기 때문에 홍보 효과가 매우 크다"며 "덕분에 시계·선글라스·반지·귀걸이·목걸이·만년필 등 지금까지 눈에 띄지 않았던 소품들이 '홍보 호황'을 맞고 있다"라고 했다.

엠넷 '슈퍼스타K'(슈스케)의 이승철, MBC '위대한탄생'의 이승환, SBS 'K팝스타'의 보아…. 오디션 프로그램 인기와 함께 심사위원들의 인기도 치솟으면서 패션업계의 '협찬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고 한다. 협찬 상품에는 천문학적인 가격과 '연예인 노(No) 협찬'을 자랑해 온 콧대 높은 '명품'들도 있다.

한 패션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명목상 오디션의 주인공은 일반인 도전자이지만 업계 입장에선 심사위원들이 주인공인 것과 다름없다"며 "심사위원들은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패션 아이템이나 개별적으로 협찬받은 상품을 차고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했다.

실제 방송이 나가면 인터넷·SNS·업계에는 '○○○가 찬 ▲▲▲는 뭐냐'는 시청자들 문의가 쏟아진다. '이승철 시계' '보아 귀걸이' 등은 네티즌들의 문의가 워낙 잦아 포털사이트 자동검색어로 등록돼 있을 정도. 한 해외 명품시계 홍보대행사 측은 "시계 마니아인 이승철씨가 슈스케 시즌1~2까지는 자기 시계를 차고 나왔지만 업체들이 계속 러브콜을 하고, 이씨도 본인 소유 시계에 대해 쏠리는 관심이 부담스러워 시즌 3부터는 협찬 시계를 종종 차고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오디션 심사를 보며 '패셔니스타'로 떠오른 보아·윤미래 등에게는 주로 굵고 화려한 라인의 액세서리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협찬했다.

스크래치(상처)나 분실 위험 때문에 '연예인 협찬'을 잘 하지 않던 고가 브랜드까지 협찬에 나선 이유에 대해 업계에선 이런 뒷얘기도 흘러나온다. "최근 한 심사위원의 선글라스를 협찬해줬는데 방송이 나간 뒤 주변 반응이 좋자 심사위원 자신이 그 선글라스를 바로 사가더라. 우리 입장에서는 홍보는 물론 '돈 많은 스타'까지 고객으로 잡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 셈이다."(한 명품업체 관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