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더위가 이어지면서 2일 오후 3시 전력예비율이 7.1%로 떨어졌다. 순간 전력수요가 5919만㎾까지 치솟으면서 전력예비량이 422만㎾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력예비율은 현재 사용되는 전력보다 추가로 얼마나 더 공급할 수 있느냐를 보여 주는 수치다. 통상 10%를 넘어야 안정권으로 해석된다. 전력예비량이 400만㎾대로 떨어진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기도 전에 전력공급에 비상이 걸리면서 올여름 전력수급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력 당국은 통상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 전력예비량을 500만㎾대로 유지하고 있다. 전력예비량이 400만㎾ 이하로 떨어지면 가동정지 중인 발전기를 돌리는 등 각종 비상대책을 실시하게 된다.
이날 전력예비량이 급격히 떨어진 것은 냉방기 사용이 늘어 전력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름철 전력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상당수 발전소가 정비에 들어가면서 전력공급량도 줄어든 상태다. 현재 보령화력발전소 1·2호기와 고리 원전 1호기가 사고로 멈춰 있고, 영광원전 1호기가 정비에 들어가는 등 발전소 37기가 정비 중이다. 전력거래소 김우선 급전운영팀장은 "발전소들을 다시 가동하고 전력 수요 관리에 나서면 전력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9·15 대정전도 여름철 비상대책 시기가 끝나고 발전기들이 동시에 대거 정비에 들어가면서 발생했다. 이 때문에 전력 수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통상 기온이 섭씨 1도 올라가면 전력수요는 60만㎾씩 늘어난다. 대형 화력발전소 1기를 더 돌려야 하는 용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