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로 들뜬 여수, 부동산 시장도 뜨거워

6일 오후 전남 여수의 '신영 웅천지웰3차' 아파트 모델하우스. 한여름만큼이나 따가운 햇볕에도 입구에는 분양 상담을 받으려는 소비자들로 100m가 넘는 긴 줄이 만들어졌다. 지난 주말 찾은 방문객 수만 1만5000여명. ㈜신영 신성일 분양소장은 "수도권보다 지방 분양시장 분위기가 좋다고 하지만 이렇게 인파가 몰릴 줄 몰랐다"며 "인구 29만명의 소도시지만, 다음 주 개막하는 여수엑스포 분위기를 실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12일 여수세계박람회(엑스포) 개막을 앞두고 여수 부동산 시장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2007년 엑스포 유치 이후 상승세를 보이던 주택·토지 가격이 올 들어 더 큰 폭으로 오르고 새로 분양에 나선 아파트에도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지난 5일 여수시청 주변 J공인중개사무소에는 전화벨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대부분 아파트 매물을 구해달라는 문의 전화였다. 이 중개업소 관계자는 "시세보다 1000만~2000만원 더 올려주겠다는 투자자는 많지만, 집주인들은 꿈쩍도 안 한다"며 "원하는 매물이 나오면 당장 서울에서 KTX 타고 내려와 계약할 만큼 물건이 귀하다"고 말했다.

실제 여수시 여서동의 현대아파트(전용면적 74㎡)의 가격은 1억2000만원으로 한 달 전보다 1000만원가량 올랐다. 올 초 2억원에 거래되던 웅천동 웅천지웰 아파트1차(84㎡)도 최근 2억2000만원에 팔렸다. 작년 6월에 분양한 '웅천지웰2차'는 614가구 모집에 1385명이 몰려 최고 24대 1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집값과 땅값도 전국에서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작년 3월부터 올 3월까지 여수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균 11% 올랐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6.9%)의 2배에 가까운 수준. 땅값도 뛰었다.

지난해 전남 지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2.21%)을 보였던 여수시 땅값이 지난 3월 한 달간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은 상승폭(0.32%)을 기록했다.

여수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는 이유는 여수엑스포 개최를 계기로 교통시설 등 사회기반시설이 대거 확충되고 각종 관광시설이 개발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수에는 지난해 9월부터 서울 용산~여수 KTX가 운행에 들어간 데 이어 지난달 순천~완주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서울까지 3시간대에 닿게 됐다.

최근 3년간 신규 주택 공급이 사실상 끊겼던 것도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많이 늘어난 이유 중 하나다. ㈜신영 관계자는 "2008년 이후 아파트 공급이 거의 없어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많았졌다"면서 "기존 아파트 매물도 많지 않아 입지와 주거환경이 좋으면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114 임병철 팀장은 "여수시 인구는 늘고 있지만 아파트 공급은 2008년 이후 뚝 끊겨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많다"면서 "다만 단기간에 가격이 너무 많이 오른 것은 아닌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