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Now] 매섭게 뛰는 건고추 값… 올해 도매가 첫 1만원 돌파

지난 5년 내내 오름세를 나타내던 건(乾)고추 가격이 올해에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건고추는 고춧가루의 재료여서 상차림 물가에 계속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5일 서울시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건고추 600g(중품) 도매가는 1만4500원으로 1년 전 8500원보다 70%가 올랐다. 지난 10년간 건고추 값이 1만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년 전만 해도 5100원 정도였다. 건고추는 8~10월 사이 수확되며 이때 생산량에 따라 1년 가격이 형성된다.

올해 건고추 가격이 급등한 것은 작년 여름 폭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한은수 연구원은 "작년 비가 많이 와 전국적으로 고추탄저병이 유행했다"며 "비가 그쳐야 방제가 가능한데 그럴 틈이 없어 농사를 접는 농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농촌 노령화도 고춧값 상승에 일조했다. 건고추는 고추를 따고 말려야 하기 때문에 다른 채소보다 많은 노동력이 투입되는 데다, 수확기가 한여름이라 노인이 대부분인 산지에서는 재배를 아예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전국 건고추 생산량은 2000년 19만t에서 2010년 9만t으로 절반으로 줄어들 정도로 감소를 거듭하고 있다. 건고추 자급률은 같은 기간 84%에서 51%로 하락했다.

현재 건고추 재고량은 넉넉지 않다. 가격은 계속 불안할 수밖에 없다. 4월 말 재고량은 1년 전보다 19%나 적다. 정부가 수입물량을 평년 대비 5000t 더 늘렸지만 가격하락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입 건고추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거부감 때문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은 "도매가격이 처음으로 1만원을 돌파하면서 재배의향 면적이 작년보다 5% 늘었다"며 "올해 큰비가 오지 않는다면 가을에 수확량이 늘고 가격이 다소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