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얘기같아 맘에 쏙, 창정 오빠랑 연기도 쏙쏙

극중 이은희는 속썩이는 남편에게 막말과 고함을 퍼부으며 집에서 쫓아내거나, 자신을 도둑으로 의심하는 학부모와 머리끄덩이를 잡고 싸우는 등 터프한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준다. 임창정과 함께 '사랑과 미움, 권태가 켜켜이 쌓인 5년차 부부'를 실감 나게 보여주고 있다는 평이다. 두 사람은 이미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2005)'과 '청담보살(2009)'에서 연기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극중 지운수는 딱 '웬수'예요. 사랑하지만 미워하고, 꼴보기 싫어지다가도 보고 싶고… 창정 오빠와 부부로 출연한다는 말을 듣고 '난 그냥 옆에서 즐기기만 하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에 마음이 편해졌죠. 어떤 작품에서건 상대역 후배들이 실감나게 연기하도록 앞장서서 이끌어주는 스타일이에요. 이번에도 지운수가 잠을 자면서 주책스럽게 방귀를 뀌는 장면이 있었는데 사실은 효과음이 아니었단 말이죠.(웃음)"

연기자로서 서영희는 '늦게 피는 스타일'이다. 20여편의 영화·드라마에 꾸준히 출연해온 연기경력 13년차의 중견이지만 오랫동안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다가 지난해부터 연이어 주말드라마 여주인공으로 활약하며 주연급 TV연기자로 급부상했다. 서영희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고 했다.

"제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 공교롭게 우리 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말이에요. '인생 그거 한방'이라는 거요. 말이 되나요? 열심히 해서 자기 인생을 알차게 가꿔나가고 기량을 쌓아야죠." 그는 "'서영희 나온다며. 그럼 재밌겠네'라는 말이 시청자들 사이에서 자연스레 나오는, 이름 석 자만으로 채널이 확보되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서영희에게 롤모델을 물어보자 바로 대답이 나왔다. "김해숙 선생님요. TV조선의 전작 '고봉실 아줌마 구하기'를 빼놓지 않고 다 봤어요. 연기도 잘하고 자기 생활도 평탄한, 그래서 어딜 갖다놔도 이질감 없는 배우… 너무 부러우면서도 한편으론 제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