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세 번째 미 연방 판사 된 派獨광부·간호사 아들

파독(派獨) 광부와 간호사의 아들이 미국 역사상 세 번째 한국계 연방판사가 됐다.

미 연방상원은 7일(현지시각) 구두 투표를 거쳐 시카고 출신의 한인 존 Z 리(44·한국명 이지훈) 변호사를 현재 공석인 연방법원 일리노이 북부지원(시카고 연방법원) 판사로 인준했다.

이에 따라 리 변호사는 고(故) 허버트 최 판사(1971년 취임), 루시 고 판사(2010년)에 이어 세 번째 한국계 미국 연방판사가 됐다. 연방판사는 미국 법조인들이 최고의 영예로 여기는 자리다.

리 신임 판사는 "나를 후보로 지명해준 오바마 대통령과 더빈 의원 등에게 감사드린다. 시카고 연방법원의 다른 훌륭한 판사들과 함께 맡은 일을 잘 수행해 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작년 11월 민주당 딕 더빈 일리노이 연방상원의원의 추천을 받아 리 변호사를 연방판사로 지명했었다. 더빈 상원의원은 현지 언론에 배포한 성명을 통해 "리 판사는 탁월한 법률 경력은 물론 뛰어난 사회봉사 경험을 갖추고 있어 연방판사직에 매우 적합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리 판사는 독일에서 광부 이선구(72)씨와 간호사 이화자(68)씨의 3남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잠시 부모와 떨어져 한국에서 외할머니 손에서 자라다가 5세 때 부모와 함께 미국 시카고로 건너가 정착했다. 하버드대학과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그는 오바마 대통령과는 2년간 하버드 로스쿨을 같이 다닌 인연이 있다.

리 판사는 졸업 후 미 법무부 산하 '환경·자연자원국' 법정 변호사, 검찰총장 특별보좌관 등을 지냈으며, 아시아계 이민자들을 돕는 사회기관과 저소득층에게 법률상담서비스를 제공하는 단체 등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2004년부터 로펌 '프리본앤드피터스'에서 파트너 변호사로 일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