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거북바위 600년 만에 제모습 찾았다

이웃 마을 간의 갈등으로 머리와 몸통이 분리됐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충북 제천시 금성면 거북바위가 600년 만에 제 모습을 찾았다.

제천시 금성면사무소와 지역 주민들은 9일 오전 11시 금성면 진리 마을에서 거북바위 복원식을 열고 마을 주민 품으로 돌아온 거북바위에 마을의 안녕과 발전을 기원할 예정이다.

제천시지(市誌) 등의 기록과 구전설화 등에 따르면 진리 마을 남서쪽 끝에 있는 길이 9m, 폭 7m 크기의 거북바위는 머리가 인근의 월림 마을을 향하고 있었다. 월림 마을 사람들은 입을 벌리고 있는 형상의 거북바위가 마을의 정기를 빨아 먹은 뒤 진리 마을 쪽으로 배설하고 있다고 믿었다.

이에 불만을 품은 월림 마을 사람들은 어느날 밤 거북바위의 머리 부분을 몰래 잘라버렸다. 거북바위의 머리가 사라진 뒤부터 월림 마을은 큰 풍요를 누렸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월림 마을 주민들에 의해 분리된 거북의 머리는 지난 600여년 동안 몸통 주변을 뒹구는 딱한 처지가 됐다.

이같은 사연을 안타깝게 여긴 금성면사무소와 진리 마을 주민들은 최근 500만원을 들여 쓸쓸하게 방치돼있던 거북머리를 제자리에 복원하고 거북바위 주변을 말끔히 정리했다. 월림 마을 주민들도 슬픈 설화를 간직한 거북바위를 원형대로 복원하는 데 흔쾌히 동의했다. 엄두용 면장은 "수백년 동안 머리 없이 지내오던 거북바위가 온전한 모습으로 돌아왔다"면서 "마을의 자랑거리이자 소중한 전설 바위로 후손들에게 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