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 혁명은 끝났다… 액체(Liquid Democracy) 민주주의 시대다
입력 : 2012.05.09 03:13
'3차 산업혁명' 펴낸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 교수
3차 산업혁명은 '녹색+인터넷' - 佛 새정권 경제도 그렇게 갈 것…
SNS로 수평적 권력 가능해져
한국은 3차 산업혁명에 적격 - 반도이기에 재생에너지 풍부
"성장이냐 복지냐 이분법 논쟁에 골몰할 때가 아니다. 다가오는 제3의 산업혁명에 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67)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 교수는 단호했다. 그는 "화석연료에 의존한 지금의 2차 산업혁명 경제성장 모델은 앞으로 20~25년이면 끝난다"며 "지금 세계 경제 위기는 그 말기 증세"라고 했다. 정부가 주관하는 제2차 GGGS(글로벌 녹색성장 서밋) 참석차 방한한 그는 8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의 신간 제목이기도 한 '3차 산업혁명'(민음사)을 반복해서 이야기했다.
국내 인기 저자 중 한 명인 그는 '노동의 종말'(1995)에서 '고용 없는 성장'을 이야기했고 '공감의 시대'(2010)에서는 인간의 이기적 본성이 아닌 협력적 특성에 주목했다. '유러피언 드림'(2004)은 고 노무현 대통령이 세 번을 읽었다고 해 화제가 됐다. 당시 '유럽 금융위기' 사태 이전에 발간된 책에서 그는 '유럽이야말로 미래의 모델'이라고 주장했다.
―어제 프랑스 대선에서 사회당이 이겼다.
"나는 프랑수아 올랑드 당선자와 잘 안다. 사회당은 선거 기간 중 내가 말한 제3의 산업혁명에 기초한 성장 계획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어젯밤 사회당 인사로부터 제3의 산업혁명 계획을 경제정책의 골자로 삼겠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프랑스 국내 정책에 큰 변화가 올 것이다. 독일이 이미 시작한 신성장 계획을 따라 하게 될 것이다."
―프랑스·그리스·독일 선거에서 집권당이 패한 것은 유권자들이 긴축정책에 반발한 결과라는 평이 많은데.
"세계 금융권은 유럽 정부의 긴축을 원했다. 하지만 아무리 긴축해도 성장 계획이 없으면 미래 경제를 신뢰할 수 없다. 나는 지난 6개월간 유럽 지도자들에게 긴축의 원칙 안에도 다음의 가이드라인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첫째, '유러피언 드림'을 포기하지 마라. 둘째, 사회적 시장 모델을 뒤집지 마라. 셋째, 긴축하더라도 지속 가능한 경제개발 계획 비용은 줄이지 마라."
―경제 현실을 보면 2차 산업혁명 시대가 끝났다는 진단이 섣부르지 않나.
"지금 경제 성장 모델은 수명을 다해 보조장치로 연명하고 있는 꼴이다. 2008년 7월, 국제 유가가 배럴당 147달러를 기록하면서 세계 경제가 마비됐다. 모든 경제가 유가 기준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 후 위기는 그로 인한 여파다."
―당장 2차 산업혁명 방식의 제조업이나 원자력에 의존해야 하는 나라에겐 장밋빛 그림처럼 보일 수도 있다.
"세계적 기업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20년 함께 연구한 결과물이다. IBM, 시스코, 필립스, 다임러, GM 등 세계 굴지의 120개 기업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2차 산업혁명 모델에 발담고 있지만 3차로 이동 중이다. 다가올 분산형 자본주의는 수많은 소규모 플레이어들이 참여하는 보다 민주적 형태가 될 것이다. 유럽은 이미 채택했다. 특히 독일은 앞서 가고 있다. 지난해 전력의 21%가 녹색 에너지였다. 2025년까지 35%로 올릴 계획이다. 한국은 2%가 안 된다. EU 의회는 2007년 27개 회원국 입법기관이 3차 산업혁명을 위해 힘쓰겠다고 결의했다. 다만 신경제의 5대 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큰 실수를 저지른다. 오바마는 녹색경제 계획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었지만 각각 고립된 실험 사업에 투자해 상호 연결성이 없다."
―제3의 산업혁명의 정치적 여파는.
"1·2차 산업혁명 세대는 생산수단을 누가 소유하느냐에 관심 있었다. 사유제냐 공유제냐, 자본주의냐 사회주의냐. 누가 뭘 갖느냐가 중요했다. 하지만 인터넷 세대는 정치 제도가 상향식이냐 집중식이냐 아니면 분산적이냐 협력적이냐가 관건이다. '액체성 민주주의(Liquid Democracy)'라고도 한다. 이들은 4년마다 선거를 통해 의사 표시하는 대의제를 너무 지루하고 늦다고 생각한다. 트위터 등을 통해 수시로 참여하고 싶어한다. 분산형 자본주의는 권력 행사 방식을 더욱 수평적으로 만들 것이다."
―한국은 제3의 산업혁명 모델 기준에서 보면 어떤가.
"한국은 아시아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반도라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태양, 바람, 해류 등 재생에너지가 풍부하다. 5대 축 구축에 필요한 조선·정보통신·건설·물류 등 산업이 발달해 있다. 장기적으로 아시아 대륙통합의 중계자 역할을 맡을 수 있다.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FTA 전략도 수평적 3차 산업혁명 성장 모델로 가기 위해 좋은 기반이 될 것이다."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67)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 교수는 단호했다. 그는 "화석연료에 의존한 지금의 2차 산업혁명 경제성장 모델은 앞으로 20~25년이면 끝난다"며 "지금 세계 경제 위기는 그 말기 증세"라고 했다. 정부가 주관하는 제2차 GGGS(글로벌 녹색성장 서밋) 참석차 방한한 그는 8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의 신간 제목이기도 한 '3차 산업혁명'(민음사)을 반복해서 이야기했다.
국내 인기 저자 중 한 명인 그는 '노동의 종말'(1995)에서 '고용 없는 성장'을 이야기했고 '공감의 시대'(2010)에서는 인간의 이기적 본성이 아닌 협력적 특성에 주목했다. '유러피언 드림'(2004)은 고 노무현 대통령이 세 번을 읽었다고 해 화제가 됐다. 당시 '유럽 금융위기' 사태 이전에 발간된 책에서 그는 '유럽이야말로 미래의 모델'이라고 주장했다.
―어제 프랑스 대선에서 사회당이 이겼다.
"나는 프랑수아 올랑드 당선자와 잘 안다. 사회당은 선거 기간 중 내가 말한 제3의 산업혁명에 기초한 성장 계획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어젯밤 사회당 인사로부터 제3의 산업혁명 계획을 경제정책의 골자로 삼겠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프랑스 국내 정책에 큰 변화가 올 것이다. 독일이 이미 시작한 신성장 계획을 따라 하게 될 것이다."
―프랑스·그리스·독일 선거에서 집권당이 패한 것은 유권자들이 긴축정책에 반발한 결과라는 평이 많은데.
"세계 금융권은 유럽 정부의 긴축을 원했다. 하지만 아무리 긴축해도 성장 계획이 없으면 미래 경제를 신뢰할 수 없다. 나는 지난 6개월간 유럽 지도자들에게 긴축의 원칙 안에도 다음의 가이드라인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첫째, '유러피언 드림'을 포기하지 마라. 둘째, 사회적 시장 모델을 뒤집지 마라. 셋째, 긴축하더라도 지속 가능한 경제개발 계획 비용은 줄이지 마라."
―경제 현실을 보면 2차 산업혁명 시대가 끝났다는 진단이 섣부르지 않나.
"지금 경제 성장 모델은 수명을 다해 보조장치로 연명하고 있는 꼴이다. 2008년 7월, 국제 유가가 배럴당 147달러를 기록하면서 세계 경제가 마비됐다. 모든 경제가 유가 기준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 후 위기는 그로 인한 여파다."
―당장 2차 산업혁명 방식의 제조업이나 원자력에 의존해야 하는 나라에겐 장밋빛 그림처럼 보일 수도 있다.
"세계적 기업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20년 함께 연구한 결과물이다. IBM, 시스코, 필립스, 다임러, GM 등 세계 굴지의 120개 기업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2차 산업혁명 모델에 발담고 있지만 3차로 이동 중이다. 다가올 분산형 자본주의는 수많은 소규모 플레이어들이 참여하는 보다 민주적 형태가 될 것이다. 유럽은 이미 채택했다. 특히 독일은 앞서 가고 있다. 지난해 전력의 21%가 녹색 에너지였다. 2025년까지 35%로 올릴 계획이다. 한국은 2%가 안 된다. EU 의회는 2007년 27개 회원국 입법기관이 3차 산업혁명을 위해 힘쓰겠다고 결의했다. 다만 신경제의 5대 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큰 실수를 저지른다. 오바마는 녹색경제 계획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었지만 각각 고립된 실험 사업에 투자해 상호 연결성이 없다."
―제3의 산업혁명의 정치적 여파는.
"1·2차 산업혁명 세대는 생산수단을 누가 소유하느냐에 관심 있었다. 사유제냐 공유제냐, 자본주의냐 사회주의냐. 누가 뭘 갖느냐가 중요했다. 하지만 인터넷 세대는 정치 제도가 상향식이냐 집중식이냐 아니면 분산적이냐 협력적이냐가 관건이다. '액체성 민주주의(Liquid Democracy)'라고도 한다. 이들은 4년마다 선거를 통해 의사 표시하는 대의제를 너무 지루하고 늦다고 생각한다. 트위터 등을 통해 수시로 참여하고 싶어한다. 분산형 자본주의는 권력 행사 방식을 더욱 수평적으로 만들 것이다."
―한국은 제3의 산업혁명 모델 기준에서 보면 어떤가.
"한국은 아시아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반도라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태양, 바람, 해류 등 재생에너지가 풍부하다. 5대 축 구축에 필요한 조선·정보통신·건설·물류 등 산업이 발달해 있다. 장기적으로 아시아 대륙통합의 중계자 역할을 맡을 수 있다.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FTA 전략도 수평적 3차 산업혁명 성장 모델로 가기 위해 좋은 기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