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200에 편입됐는데 주가는 시들

작년 코스피200 종목 정기 변경 당시 새로 편입된 종목들의 주가가 지수 편입 이후 대부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200이란 유가증권시장에서도 대표적인 우량주 200개를 골라 만들어 놓은 주가지수다. 여기에 편입되면 지수를 쫓아가는 인덱스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이들 종목을 새로 담는 만큼 새로 편입된 종목의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상식이었는데, 현실은 달랐던 셈이다.

반면 정기 변경으로 코스피200에서 제외된 종목 중에서는 8개 종목의 주가가 오르며 선전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당시 코스피200에 편입된 종목보다는 제외된 종목에 투자하는 게 더 좋았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코스피200 편입됐는데 주가는 떨어져

지난해 8월 하이트맥주와 합병하면서 코스피200에서 빠진 진로를 제외하면 지난해 정기 변경 때 새로 편입된 종목은 19개다. 이 중 16개 종목의 주가가 코스피200 편입 이후 하락했다. 같은 기간 동안 코스피지수가 5.8% 떨어졌다는 점을 감안해도 성적이 나빴다.

반면 지수에서 제외된 20개 종목 중 영진약품과 광동제약 등 8개 종목의 주가가 올랐다.

◇주가 좋던 차·화·정 대거 편입

이처럼 코스피200에 새로 편입된 종목의 주가가 맥을 못 춘 것은 편입 당시 인기있던 특정 업종들의 종목이 대거 새로 들어왔는데, 이 업종들의 업황이 나빠지면서 주가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스피200에 새로 편입된 종목들의 업종을 살펴보면 유가증권시장 업종 분류를 기준으로 운송장비업종이 6개 종목이고, 화학업종이 5개 종목이다. 이른바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에 포함된 종목들이 절반 이상 편입된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코스피200 정기 변경 이후 코스피 운송장비지수는 10.6% 떨어졌고, 화학지수는 27.3% 떨어질 정도로 상황이 안 좋았다. 같은 기간 동안 코스피지수는 5.8% 떨어지는 데 그쳤다.

반면 제외된 종목들의 업종을 살펴보면 의약품이 7개로 가장 많았고 기계가 5개, 음식료품과 종이·목재가 각각 2개씩을 차지했다. 이 중 코스피 의약품지수는 4.3% 떨어지며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보다 좋았다. 또 기계지수는 이 기간 동안 11.2% 떨어져 주가가 좋지 않았지만 음식료품과 종이·목재지수의 경우 각각 19.3%, 6.7% 상승했다.

◇코스피200은 시가총액으로만 결정

코스피200에 새로 들어온 종목의 주가가 1년도 안 돼 크게 하락하는 데 대해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코스피200 선정방식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코스피200은 한국거래소가 전체 상장 종목들을 제조·금융·건설 등 8개 분야로 나눈 후 분야별로 시가총액이 큰 기업들 순으로 지수에 포함시킨다. 편입 기준에 기업들의 재무상태나 수익구조는 고려되지 않고 시가총액만 기준이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당시 반짝하고 주가가 뛰면서 고평가된 종목들도 코스피200에 편입되는 사례가 많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만을 기준으로 종목을 구성하다 보니 기업의 재무 상황 등이 반영되지 않는다"며 "구성방식 개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