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명물 馬車 사라지나

서울시가 한때 도심 명물로 불렸던 청계천 마차(馬車·사진) 운행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도로교통 안전을 저해하고 소음 등을 유발한다는 이유다. 하지만 해당 마차 운영업주는 "시의 운행금지 권고는 박원순 시장이 동물단체 편을 들어 우리를 못살게 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서울대공원 돌고래쇼 폐지를 놓고 일었던 '동물권' 논란이 재연될 분위기다.

시는 현재 서울지방경찰청과 "도로 교통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를 금지할 수 있는지 논의하고 있다. 임동국 보행자전거과장은 "전임 시장이 있던 3~4년 전부터 요금·안전사고 발생 등이 문제가 됐다"면서 "'말이 냄새가 고약해 근처를 지나갈 수 없다'라든지 '동물 학대 아니냐'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됐다"고 했다.

마주(馬主)의 입장은 다르다. 청계천에서 마차를 운영하는 마주 4명 중 하나인 민모(62)씨는 "과천 경마장에 가면 혹사당하는 말이 많은데 왜 청계천 마차를 시비 거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민씨는 시에서 한 달쯤 전부터 '청계천 주변 관광마차가 소음·기타 원인으로 민원이 많으니 시민은 참고해서 이용해달라'는 글까지 내걸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관광객 대상으로 외화벌이도 하고, 볼거리도 제공한 게 죄가 되느냐"고 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동물 학대와는 상관없이 도로안전 등을 위해 운행을 제한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