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헤지펀드 5개월… 수익률 기대 이하
입력 : 2012.05.11 03:03
코스피 6.3% 상승했는데 17개 중 10개가 마이너스
최고 수익률도 5.1%에 불과… 해외파 매니저들이 더 고전
"삼성전자 주식만 상승했던 시장 환경에 대응 잘 못해"
한국형 헤지펀드가 출범한 지 5개월이 지난 현재, 절반 이상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의 성과를 평가하기에 5개월이 충분한 기간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어떤 시장 환경에서도 절대수익을 추구한다는 헤지펀드의 마케팅 슬로건과 비교하면 실망스러운 성적이다. 업계에서는 초라한 성적표에 대해 "때가 안 좋았다"는 해명을 내놓고 있다. 헤지펀드가 출시되자마자 주식시장이 삼성전자 중심의 쏠림 장세로 전환됐는데, 매니저들이 새로운 환경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국형 헤지펀드는 저금리·저성장 시대를 극복하고, 글로벌 금융환경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작년 12월 처음 출시됐고, 현재까지 5788억원이 설정돼 있다. 대부분 운용사나 계열사 자금과 프라임브로커(주식대차 등 헤지펀드 운용에 필요한 서비스를 하는 증권사) 자금이지만, 최소 가입금액 5억원이란 규제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 자금도 700여억원 포함돼 있다.
◇17개 중 10개 마이너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 12월부터 출범한 헤지펀드 17개 중 10개 펀드의 수익률(8일 기준)이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KDB산은자산운용의 'KDB PIONEER 롱숏 뉴트럴' 펀드가 -7.9%로 가장 안 좋고, 한화자산운용의 '한화 아시아 퍼시픽 롱숏' 펀드도 -5.1%로 고전하고 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신한BNPP 명장 아시아 주식 롱숏' 펀드는 -4.2%를 기록했다. 나머지 7개의 펀드들도 마이너스 0.8~3.4% 사이에 머물러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6.3% 상승했다.
가장 성적이 좋은 펀드는 삼성자산운용의 '삼성H클럽 에퀴티헤지' 펀드로 5개월간 5.1%의 수익을 냈고, KB자산운용의 'KB K-알파' 펀드가 3.2%로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 스마트Q' 펀드 2개가 2.4~2.5%의 수익을 냈다.
전반적으로 성적이 초라한 데 대해 업계에서는 "출범 이후 시장 환경이 좋지 않았다"고 변명하고 있다. 이경하 대우증권 PBS부 이사는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대다수 종목이 오르지 못하다 보니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글로벌 헤지펀드는 절대 수익을 위해 어떤 전략이든 구사하지만, 도입 초기인 한국형 헤지펀드는 '롱숏 전략'을 구사하는 펀드들이 대다수다. 가격이 오를 것 같은 주식은 사고, 내려갈 것 같은 주식은 빌려서 파는 롱숏전략은, 양 방향이 다 맞으면 고수익이 나고 한쪽 방향만 맞히더라도 손실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양 방향 전망이 틀릴 경우 큰 손해를 입을 수 있다.
한국형 헤지펀드는 저금리·저성장 시대를 극복하고, 글로벌 금융환경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작년 12월 처음 출시됐고, 현재까지 5788억원이 설정돼 있다. 대부분 운용사나 계열사 자금과 프라임브로커(주식대차 등 헤지펀드 운용에 필요한 서비스를 하는 증권사) 자금이지만, 최소 가입금액 5억원이란 규제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 자금도 700여억원 포함돼 있다.
◇17개 중 10개 마이너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 12월부터 출범한 헤지펀드 17개 중 10개 펀드의 수익률(8일 기준)이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KDB산은자산운용의 'KDB PIONEER 롱숏 뉴트럴' 펀드가 -7.9%로 가장 안 좋고, 한화자산운용의 '한화 아시아 퍼시픽 롱숏' 펀드도 -5.1%로 고전하고 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신한BNPP 명장 아시아 주식 롱숏' 펀드는 -4.2%를 기록했다. 나머지 7개의 펀드들도 마이너스 0.8~3.4% 사이에 머물러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6.3% 상승했다.
가장 성적이 좋은 펀드는 삼성자산운용의 '삼성H클럽 에퀴티헤지' 펀드로 5개월간 5.1%의 수익을 냈고, KB자산운용의 'KB K-알파' 펀드가 3.2%로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 스마트Q' 펀드 2개가 2.4~2.5%의 수익을 냈다.
전반적으로 성적이 초라한 데 대해 업계에서는 "출범 이후 시장 환경이 좋지 않았다"고 변명하고 있다. 이경하 대우증권 PBS부 이사는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대다수 종목이 오르지 못하다 보니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글로벌 헤지펀드는 절대 수익을 위해 어떤 전략이든 구사하지만, 도입 초기인 한국형 헤지펀드는 '롱숏 전략'을 구사하는 펀드들이 대다수다. 가격이 오를 것 같은 주식은 사고, 내려갈 것 같은 주식은 빌려서 파는 롱숏전략은, 양 방향이 다 맞으면 고수익이 나고 한쪽 방향만 맞히더라도 손실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양 방향 전망이 틀릴 경우 큰 손해를 입을 수 있다.
◇해외파 매니저도 고전
헤지펀드 출범 당시 자산운용사들은 잘나가는 펀드매니저들을 야심차게 배치했다. 일부 운용사는 해외에서 헤지펀드 전략을 활용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를 영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보면 해외파 매니저들이 오히려 더 고전하는 양상을 보였다.
현재 신한BNP파리바, 우리, 한화, 하나UBS 등 4개 자산운용사가 해외파 펀드매니저를 배치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한화, 신한BNP파리바의 펀드가 손실을 입고 있다. 반면 최고 성적을 올린 삼성자산운용의 김종선 매니저를 비롯, KB자산운용의 송진호 상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박기웅 매니저는 모두 국내파다.
목태균 우리투자증권 그룹장은 "해외파냐 아니냐가 수익률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겠지만, 결과적으로 국내 시장 상황에 더 익숙한 매니저들의 성과가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해외파 매니저를 배치한 한화나 우리자산운용의 경우엔 매니저의 주관보다는 기술적 분석인 '퀀트'를 활용한 헤지펀드를 출시했는데, 이 방식이 쏠림현상이 심했던 올 초 시장에 잘 먹히지 않은 측면도 작용했다.
반면 성과가 좋은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올 초 대다수 운용사가 상저하고(상반기 내려가고, 하반기에 오른다)를 예상했는데, 우리는 상반기 시장이 좋을 것으로 보고 롱(매수) 포지션을 많이 가져갔는데 이게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조금 더 시간을 두고 헤지펀드의 성과를 지켜보되, 수익률 변동이 너무 심한 펀드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이경하 대우증권 이사는 "헤지펀드를 평가하기에 5개월이란 시간은 짧고, 최소 6개월 이상은 지켜봐야 한다"며 "다만, 수익률 변동폭이 너무 심하거나 회복이 잘 안 되고 계속 마이너스에 머물러 있는 펀드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헤지펀드 출범 당시 자산운용사들은 잘나가는 펀드매니저들을 야심차게 배치했다. 일부 운용사는 해외에서 헤지펀드 전략을 활용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를 영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보면 해외파 매니저들이 오히려 더 고전하는 양상을 보였다.
현재 신한BNP파리바, 우리, 한화, 하나UBS 등 4개 자산운용사가 해외파 펀드매니저를 배치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한화, 신한BNP파리바의 펀드가 손실을 입고 있다. 반면 최고 성적을 올린 삼성자산운용의 김종선 매니저를 비롯, KB자산운용의 송진호 상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박기웅 매니저는 모두 국내파다.
목태균 우리투자증권 그룹장은 "해외파냐 아니냐가 수익률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겠지만, 결과적으로 국내 시장 상황에 더 익숙한 매니저들의 성과가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해외파 매니저를 배치한 한화나 우리자산운용의 경우엔 매니저의 주관보다는 기술적 분석인 '퀀트'를 활용한 헤지펀드를 출시했는데, 이 방식이 쏠림현상이 심했던 올 초 시장에 잘 먹히지 않은 측면도 작용했다.
반면 성과가 좋은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올 초 대다수 운용사가 상저하고(상반기 내려가고, 하반기에 오른다)를 예상했는데, 우리는 상반기 시장이 좋을 것으로 보고 롱(매수) 포지션을 많이 가져갔는데 이게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조금 더 시간을 두고 헤지펀드의 성과를 지켜보되, 수익률 변동이 너무 심한 펀드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이경하 대우증권 이사는 "헤지펀드를 평가하기에 5개월이란 시간은 짧고, 최소 6개월 이상은 지켜봐야 한다"며 "다만, 수익률 변동폭이 너무 심하거나 회복이 잘 안 되고 계속 마이너스에 머물러 있는 펀드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