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엔 증시 구름 걷혀… 소비재·인터넷 유망"

벌써 석 달째 코스피지수가 2000 주변을 맴돌고 있다. 주식시장 활력이 떨어지면서 주가가 크게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았다. 그런데 몇 달 새 투자자들이 느끼는 체감 주가는 확 떨어졌다. 과연 이런 상황에선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답일까.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가 10일 '하반기 증시 포럼'을 열고 주식투자에 방황하는 투자자들에게 대안을 내놨다. 증시 포럼은 대형 증권사들이 1년에 한두 차례 기관 투자자들을 상대로 여는데, 올 하반기 포럼은 신한금투가 첫 테이프를 끊었다. 신한금투는 하반기 코스피지수가 1850~2250에서 움직이며 지금은 유럽 재정위기와 같은 여러 불확실한 변수 때문에 박스권 장세에 갇혀 있지만 연말로 갈수록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신한금투 애널리스트들이 발표한 국내외 시장 전망, 추천 업종 및 종목을 소개한다.

◇"코스피 최고 2250 찍을 것"

윤창용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우리 경제가 3.7%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인 3.5%보다 약간 높은 수치다. 미국은 2.3%, 중국은 8.7%로 모두 IMF가 제시한 2.1%, 8.2%보다 긍정적이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유럽중앙은행, 신흥국 은행의 통화 정책으로 글로벌 경기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주식시장은 잿빛보다는 장밋빛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재엽 투자전략가는 코스피지수가 1850~2250에서 움직이고, 3분기보다 4분기가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때문에 움직이지 않고 있지만, 연말로 갈수록 미국과 중국의 경기부양책이 가시화되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경기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고, 완만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큰 만큼 주식시장의 쏠림현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요즘 시장을 주도하는 IT와 자동차 중심의 시장이 좀 더 진행된다는 것이다.

◇전차(삼성전자+현대차)군단 뒤따를 종목은

신한금투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기아차로 대표되는 전차군단 종목이 하반기에도 여전히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봤지만, 경기가 회복되면 제한적으로 업종별 차별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심재엽 연구원은 "유동성 관련 정책 대응을 제외하면 단기적으론 증시에 모멘텀(상승동력)이 부족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연준의 1차 양적완화(QE1)가 종료된 2010년 3월과 2차 양적완화(QE2)가 시행되기 전인 2010년 8월까지 S&P500 지수는 9% 하락했다"며 "반면 지난해 9월 21일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 정책이 발표된 후 시장은 18%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와 주식시장은 정부정책과 유동성에 상당히 민감하다는 것이 심 연구원의 지적이다. 심 연구원은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 업종으로 음식료·섬유의복·소매유통·인터넷 같은 경기 소비재와 인터넷 관련 업종을 꼽았다. 구체적인 종목으로는 한국타이어, 하이록코리아, 하나투어, 현대백화점, LG패션, CJ제일제당, NHN 등을 추천했다. 이선엽 투자전략가는 하반기 정부 규제 완화로 수혜를 볼 수 있는 금융과 건설 업종을 관심대상 리스트에 추가했다.

이와 관련, 섹터 애널리스트들이 꼽은 유망 종목은 KB금융, BS금융,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대림산업, 삼성엔지니어링, 현대건설 등이다. 또 중국의 경기 부양이 가시화되면서 화장품·카지노·호텔·여행 업종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추천종목으론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LG패션, 한섬, 모두투어, 호텔신라, 하나투어, 파라다이스 등이 꼽혔다. 미국 대선과 관련해선 오바마가 재선될 경우 첨단산업과 중소기업 위주의 대체에너지, 그린카, IT업종이 유망한 반면, 대기업에 우호적인 롬니 공화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정유·군수·금융주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