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월은 자영업자들이 세금과 씨름해야 하는 '세금의 달'이다. 종합소득세 확정신고, 근로장려금 신청 등 각종 세금 관련 신고·신청이 집중되어 있어서다. 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 사이에 이자나 배당 수입, 부동산 임대수입 등 여러 종류의 소득이 있는 사람은 이달 중에 종합소득세를 신고·납부해야 한다. 샐러리맨도 회사에서 받은 월급 외에 이자소득이나 사업소득 등 다른 소득이 있다면 이달에 종합소득세를 신고해야 한다. 종소세 납세 대상자가 이달 내에 신고하지 않으면 20~40% 가산세를 물어야 하니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면 주의해야 한다. 일을 하지만 소득이 낮아 생활이 어려운 근로자에게 최대 200만원까지 지급하는 '근로장려금' 신청도 이달 안에 해야 한다. 머니섹션 M은 5월에 소비자들이 꼭 알아둬야 할 세테크 포인트를 하나은행 전문가 5인에게 들어봤다. 5명의 전문가는 강지현 영업1부센터장, 김근호 상속증여센터장(세무사), 정준환 PB사업부 PM팀장, 채준호 도곡PB센터장, 현권수 평창동PB센터장(가나다 순)이다.
연말정산 때 빠뜨린 것 없나 공제항목 체크
부동산 이전 망설인다면 공시지가 오르기 전에
금융소득 4000만원 초과 땐 이자 수령시기 조절
◇가계부 구멍, 종소세 신고로 메워볼까
―5월은 가정의 달이어서 여기저기 돈 나갈 곳이 많다. 근로자들은 혹시 지난번 연말정산에서 빠뜨렸던 공제항목이 없는지 한번 점검해 보는 게 좋다. 혹시라도 빠뜨렸던 공제항목이 있어 연말정산을 다시 한다면 그 금액만큼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과거 5년간 놓친 소득공제까지 모두 환급이 가능해 직장인들이라면 이번 기회를 통해 환급을 받도록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장모님이 따로 살고 있고 건강보험에 올라있지 않더라도 현금으로 생활비를 보태줬다면 공제 대상이다. 연금소득과 일용직 소득, 이자 소득이 있어도 부모님 공제가 가능하고, 부모님이 시골에서 농사만 짓고 있어도 공제 대상이다. 본인 연봉에 따라 환급액은 달라지지만, 4인 가족 저녁 외식비는 돌려받을 수 있다.
―올해는 근로장려금 지급 대상이 지난해(52만 가구)보다 73% 늘어난 90만 가구에 달한다. 지난해까지는 부양가족이 1명 이상이고 소득 기준금액 1700만원 이하인 가구만 지급 대상이었지만 올해는 자녀가 없는 가구도 포함된다. 자녀 수에 따라 소득 기준금액도 상향 조정하면서 월 최대 2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하지만 5월 중에 직접 신청하지 않으면 장려금을 받을 수 없다. 신청자는 휴대전화나 ARS전화(1544-9944), 인터넷(www.eitc.go.kr) 등을 이용하거나 우편으로 신청서를 보내면 된다.
◇공시지가 상승추세 대처법
―이달 말에 정부가 개별 공시지가를 발표한다. 개별 공시지가는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상속세 등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기준이다. 개별 공시지가가 발표되기 전에 지난 2월 표준지 공시지가가 발표됐는데, 전국 평균 3% 넘게 올랐다. 서울 일부 지역은 전년 대비 10%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공시지가는 실거래가 반영률이 58%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실제 매도 가격은 수년째 제자리라고 해도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
―공시지가가 현실화되는 과정에서 매년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자산 이전을 고민하고 있다면 시기를 앞당길수록 이득이다. 예컨대 현재 배우자나 자녀에게 자산 이전을 고민하고 있다면 5월 말 공시지가가 오르기 전에 실행하는 것이 세금 측면에선 유리하다. 주택 가격이 한두 해 빠지면서 들쭉날쭉할 순 있겠지만, 공시지가가 우상향으로 올라간다는 대전제는 변하지 않는 만큼 자산을 미리 넘기는 작업을 고민해봐야 한다.
―지난 10일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는 과정에서 강남 3구를 투기지역에서 해제하기로 했다. 강남 3구가 투기지역에서 해제됨에 따라 징벌적 세율(10%)이 없어지는 등 매매 시 세후 수익률 측면에서 이득이다. 강남 3구 다주택자의 경우 매매를 해야 한다면 시간을 길게 잡고 향후 추이를 지켜보면서 진행하는 것이 유리하겠다.
◇이자 수령시기에 주의하라
―최근 정치권에선 부자 증세를 추진하면서 금융소득 기준금액(현행 4000만원) 인하에 합의했다. 여야 합의에 따르면, 2013년부터는 3000만원을, 2015년부터는 2000만원까지 인하로 가닥을 잡고 있다. 아직까진 소득세법이 개정된 것은 아니고 국회가 법률을 개정해야 달라진다. 정부의 과세강화가 실제로 시행되기까지 시간이 남았다는 얘기니 차분히 준비해가면 된다.
―자산가들은 정기예금이나 주가연계증권(ELS) 가입 시 이자소득이나 배당소득 귀속시기를 조절해야 한다. 가령 은행 예·적금 상품들은 이자를 실제로 수령하는 시점이 이자소득의 귀속시기인 만큼, 만약 소득이 과세 기준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될 때는 이자 수령 시점을 다음해로 넘기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제는 세전 수익률보다는 세후 수익률을 더 따져야 한다. 은퇴한 고령자들 사이에서 10년 비과세 저축보험이나 즉시연금이 인기를 끄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보험에 가입하면 수수료를 떼이긴 하지만 복리(複利) 이자를 통해 목돈을 마련하고 세금도 면제받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유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