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광판 1068장 달아 태양광 발전, 청사 하루 전기 소비량 23% 생산

오는 8월 완공 예정인 서울시청 신(新)청사가 지난 10일 거대한 태양광 집광(集光)판, 태양열 집열(集熱)판으로 이뤄진 옥상을 필두로 지하 5층, 지상 13층의 우람한 건물 모습을 드러냈다. 현재 공정률은 87%다.

시청 신청사는 6948장에 이르는 유리창으로 외벽을 둘렀다. 지붕도 태양광 집광판 1068장과 태양열 집열판 236장을 달아 '유리의 성(城)'에 가까운 모양이 됐다. 지붕 전체가 태양에너지 시설로 뒤덮였다. 태양빛을 태양광과 태양열로 나눠 활용하는데, 태양광으로는 발전, 태양열로는 냉난방을 해결한다.

태양광 발전은 태양빛을 11층에 설치한 인버터를 통해 전기에너지로 바꿔 지하 5층 전기실로 내려 보낸 뒤, 이를 다시 각 층에 공급하는 구조다. 하루 200㎾ 전력을 생산하며, 이는 200가구가 쓸 수 있는 용량이다. 청사 전체 하루 전기 소비량 870㎾의 23%에 해당한다.

태양열 냉난방은 태양이 뿜는 열로 섭씨 100도 온수를 만들어 배관을 통해 층마다 내려 보내는 방식이다. 지하 5층 축열조(蓄熱槽)에 이 온수를 담아 두었다가 냉매가 열을 흡수하면서 냉기를 배출하는 흡수식 냉동기와 열교환기를 통해 각각 냉방과 난방을 해결한다. 태양열은 청사 전체 냉난방 에너지원 중 2%에 불과하며 가장 많은 비중(45.2%)을 차지하는 것은 지열(地熱)이다. 지하 200m 깊이에 묻은 218개 파이프를 통해 땅속 열을 흡수해 활용한다. 태양열은 청사 유리벽과 사무 공간 사이 6~8m 폭으로 자리 잡은 시민 휴식 공간 '에코 플라자' 냉난방에 쓰인다. 에코 플라자 바닥 아래에 냉온수가 흐르는 배관이 깔렸다.

태양광이나 태양열은 비가 오거나 흐려지면 거의 맥을 못 춘다. 이 때문에 이 장비를 가동할 수 있는 기간은 1년 중 220일 정도. 나머지는 외부 전력을 사용한다. 서울시는 태양열·태양광 설비 공사에 에너지관리공단 지원을 보태 45억원을 썼다.

서울시는 이번 신청사를 만들면서 에너지 효율에 신경을 많이 기울였다. 삼각형 1장에 10만원가량 나가는 유리는 열 차단 성능이 뛰어난 고성능 단열 유리이며, 청사 전면은 한옥 처마 개념을 응용, 여름에는 햇빛이 처마에 걸리고, 겨울에는 청사 안 깊숙이 들어오도록 설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