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TALK] '수퍼 갑' 대형가맹점 수수료 인상… 카드사들, 개편안 놓고 골머리

신용카드 회사들이 지난주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습니다. 최근 확정된 카드 수수료 개편안의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댄 겁니다. 이번 수수료 개편의 뼈대는 "대형 가맹점 수수료는 높이고 중소 가맹점 수수료는 낮춘다"는 겁니다. 그런데 카드사가 막상 대형 가맹점에 수수료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일과 비슷해 벌써부터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전국에 1000개쯤 있는 대형 가맹점은 숫자로는 전체 가맹점의 0.06%에 불과하지만, 지난 1월 카드사 전체의 신용판매 총액의 절반이 넘는 17조3000억원이 여기서 나왔습니다. 카드사 입장에선 '수퍼 갑(甲)'인 셈입니다. 대형 가맹점에서 특정 카드에 대해 결제 거부를 하거나 다른 카드로 결제하도록 유도한다면 해당 카드사는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일반 가맹점엔 2.4% 수수료를 매기는 카드사들이 대형 가맹점엔 1.6%만 받는 이유입니다. TF에 참여한 A카드사 직원은 "백화점·할인점 같은 대형 가맹점의 '힘'이 벌써부터 두렵다"고 하더군요.

카드사들의 걱정거리는 대형 가맹점들이 겉으로는 수수료 인상을 받아들이면서 뒤로는 수수료 인상분을 카드사에 떠넘기는 상황입니다.

B카드사 부장은 "지금도 백화점·할인점은 추가 할인, 쿠폰 증정, 포인트 적립, 무이자 할부 등 행사를 할 때 비용의 60~70%를 카드사에 부담시킨다"며 "수수료가 오르면 대형 가맹점이 카드사 부담 비율을 틀림없이 높일 것"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대형 가맹점 수수료 문제의 경우 카드사들이 과거 대형 가맹점과 거래를 트려고 수수료를 스스로 낮춰줌으로써 상황을 악화시킨 측면이 있습니다. 카드업계가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자세로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