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5일부터 달라지는 112 전화
성인 가출신고는 추적 못해
'수원 20대 여성 토막살해 사건'을 계기로 경찰에게 위치정보 조회 권한을 부여하는 '112 위치정보법 개정안'이 14일 공포된다. 법 시행은 오는 11월 15일부터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는 신고자의 위급한 112전화가 걸려오면 경찰은 신고자의 동의를 구하지 않아도 위치를 곧바로 조회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화급한 112 신고전화를 받고서 "위치 추적에 동의하십니까"라는 동의를 구하던 절차를 없앤 것이다. 또 목격자의 위치 추적도 가능하나 이 경우 목격자의 동의가 필요하도록 했다. 다만 보호자가 실종아동 등의 긴급구조를 요청한 경우나 구조받을 사람이 제3자에게 전화 통화나 문자 등으로 구조를 요청했을 때는 본인의 확인 없이 예외적으로 경찰에 위치정보 제공이 허용된다.
그러나 배우자나 부모, 형제 등 2촌 이내의 친족이나 민법상 후견인이 신고하는 경우와 자살 기도자, 성년 가출자나 행방불명자, 치매노인 등에 대해 제3자가 긴급구조를 요청한 경우에는 경찰이 위치정보 조회를 할 수 없다. 경찰 관계자는 "가족이라 하더라도 다른 목적으로 신고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개정된 법이 시행될 때까지는 지금도 위치 추적이 가능한 119와 협조해 신고자의 위치를 추적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기로 했다.
개정안 시행에도 불구하고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휴대폰 기기 및 통신사업자별 개인정보보호 규정이 달라 오차범위가 적은 GPS 추적에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통신사는
SKT만, 단말기는 아이폰을 제외한 스마트폰 기기만 GPS 추적이 가능하다. 예컨대 SKT로 스마트폰 기기인 갤럭시(삼성)를 이용하는 고객은 위치를 수집할 수 있지만, KT로 아이폰을 이용하는 고객은 추적할 수 없다. GPS가 설치되지 않은 구형 단말기 이용자들도 마찬가지다. 일반 유선전화는 주소가 있기 때문에 100％ 위치 수집이 가능하다.
경찰 관계자는 "원활한 위치추적을 위해 앞으로 휴대폰 단말기 생산단계에서부터 GPS값을 통신사에 전달하는 시스템을 제조사들이 의무적으로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개인위치 정보를 긴급구조 목적 외에 사용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