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싼·스포티지 21만8000대 '배기가스 불량' 리콜

현대·기아자동차가 경유차인 '투싼2.0'과 '스포티지2.0' 21만8000대를 자발적 리콜(결함 시정)하기로 했다. 환경부 조사 결과 이 차종의 신차(新車)에서 대기 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을 허용 기준보다 약 20% 과다 배출하는 결함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질소산화물은 태양광선 등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호흡기 등을 공격하는 오존을 과다 생산하거나 산성비 등을 일으키는 대기 오염물질이다.

환경부는 지난 3월부터 현대·기아차와 삼성르노·GM대우 등 4종의 신차를 대상으로 배기가스 배출허용 기준 준수 여부를 검사한 결과 투싼은 질소산화물이 허용 기준의 평균 21%, 스포티지는 평균 18% 초과 배출하는 것으로 드러나 불합격 처분을 내렸다고 13일 밝혔다. 투싼의 경우 검사 대상 차량 9대 중 8대가, 스포티지는 검사 대상 6대 모두가 불합격됐다. 그동안 운행 중인 차량에서 배기가스 과다 배출 등 결함이 발견된 적은 있지만 공장에서 막 생산돼 소비자에게 판매되기 전의 신차가 배출가스 검사에서 불합격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불합격된 투싼2.0은 2009년 9월부터 지금까지 12만대, 스포티지2.0은 2010년 4월부터 9만8000대가 팔렸다.

환경부 조사 결과 이들 경유차는 시속 100~120㎞로 달릴 경우 질소산화물 배출을 제어하는 배출가스 재순환장치(EGR)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배출가스를 과다 배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기환경보전법에는 수시 검사를 통해 불합격 처분을 받은 자동차 제작사에 대해 환경부가 '출고 정지 또는 판매 중단'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환경부는 그러나 이 같은 처분을 내리는 대신 ①이미 판매한 차량에 대해서는 자발적으로 결함 시정(리콜)을 하고 ②현재 생산 중인 차량에 대해서는 이달 말까지 배출 허용 기준을 준수하는 개선 조치를 하도록 현대·기아차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이달 말부터 투싼·스포티지 소유주들에게 리콜을 통보하는 등 개선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기아차 측은 이번 검사에 대해 "환경부가 통상적인 도로 주행 조건을 감안해 검사를 수행하지 않고 (차량을 심하게 흔드는 등) 고의로 가혹한 주행 조건을 부여해 검사를 실시했다"며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환경부는 투싼2.0과 스포티지2.0에 대해 작년에는 통상적인 도로 주행 조건 아래에서 검사를 실시해 합격 처분을 내렸지만, 이번에는 검사 방식을 바꿔 불합격이라는 정반대 결론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