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고른 코스닥 기업, 주가 날았다!

국내 증시의 '큰손'으로 불리는 국민연금이 올해 1분기(1~3월) 지분이 5%가 넘었다고 공시한 코스닥기업들의 주가상승률이 14일 현재까지 평균 13%가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50%가 넘는 주가상승률을 기록한 기업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해당 종목을 샀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이며, 거래량이 적은 코스닥시장에서 지분이 5% 넘었다는 것 자체가 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최대 주가상승률 50%

국민연금이 올해 1분기 지분 5%를 넘긴 코스닥 상장사 17개 가운데 12개 종목이 플러스 수익을 내고 있다. 올 들어 현재까지 평균 주가상승률은 13.03%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4.78% 상승하는 데 그쳤다.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전자부품 업체 인터플렉스다. 이 기간 인터플렉스 주가는 50.66%나 올랐다. 게임업체 위메이드도 50%가 넘게 오르며 그 뒤를 이었다. 모두투어·파라다이스·우림기계도 20~30% 수준의 주가상승률을 보였다.

국민연금은 올해 1분기 국내주식에 68조원(잠정치)을 쏟아부었다. 전체 투자비중 가운데 18.7%를 차지하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이 비중을 연말까지 19.3%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국민연금이 산 종목들의 선전은 한국거래소가 코스닥시장 상장기업 가운데 우량기업을 선정해 발표하는 히든챔피언의 성적표와 비교해보면 더 뚜렷해진다. 2011년 거래소가 뽑은 히든챔피언 37개사의 같은 기간 주가는 오히려 평균 1.8% 정도 하락했다.

거래소는 주력제품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3위권에 포함되는 기업 가운데 수익성과 기술력, 성장성 등이 우수한 기업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매년 히든챔피언을 선정하고 있는데, 주가 상승을 이끌기에는 약발이 들지 않았던 셈이다.

◇영업이익 1800% 넘게 증가한 곳도…실적 날았다

국민연금은 주식투자의 절반 이상을 위탁하기 때문에 투자기준을 명확히 알기는 어렵다. 다만 대체로 국민연금이 고른 종목들은 지난해 실적이 좋았다. 각 회사가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2011년도 사업보고서를 보면, 17개 종목 가운데 실적이 개선된 기업이 10개였다.

영업이익이 직전연도와 비교해 100% 이상 증가한 기업만 3개에 달했다. 철강 제조업체 태광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369억원으로 2010년(18억원)에 비해 1800%가 넘게 증가했다. 와이지-원과 진성티이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각각 458억원, 219억원으로 전년 대비 790%, 116%씩 늘어났다.

올해 실적 전망도 밝다. 예컨대 올 들어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인터플렉스는 올해도 매출액 7775억원, 영업이익 845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애플 같은 주요 고객사들의 신제품 출시에 따라 부품 공급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주가상승률이 마이너스에 그친 GS홈쇼핑도 지난해 말 기준 현금보유액이 6665억원에 달해 신규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민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현재 구체적인 계획이 나와있지는 않지만, 현금이 많은 GS리테일(8410억원)과 협력해 신규 사업에 나설 수 있을 것이며, 이것이 올해 매출을 끌어올리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다만 "1분기에는 코스닥기업들의 수익률이 좋았지만, 최근 증시가 조정 국면을 맞으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주가 상승률이 다소 주춤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