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소비 부진… 주범은 봄비?

'3월 소비 부진의 원인은 봄비.'

지난달 말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매 판매는 전달보다 2.7% 감소했다. 1월과 2월의 전달 대비 소매 판매 증가율이 각각 0.8%와 2.5%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었기 때문에 정책 당국은 3월의 부진한 지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은행은 14일 이렇게 3월 소매 판매가 부진한 이유로 예년보다 많이 내린 봄비를 꼽았다. 봄비 탓에 봄옷 매출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한은은 우리나라 5대 도시에 작년 3월엔 21㎜의 비가 내렸는데 올해 3월엔 그보다 5배 가까이 많은 92㎜의 비가 내렸다고 지적했다. 강우(降雨) 일수도 같은 기간 3.2일에서 10.4일로 3배 이상 많았다. 이에 따라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매출 증가율이 각각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의복이 80% 비중을 차지하는 준내구재의 소비는 2월 4.3% 증가에서 3월 3.2% 감소로 전환되면서 전체 소매 판매 지표에 악영향을 미쳤다. 준내구재는 전체 소매 판매의 18.7%를 차지한다.

한은은 작년 12월 올해 경기를 전망하면서 민간 소비의 확대로 내수가 성장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봄비라는 불청객이 전망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날씨는 4월에도 경기에는 별 도움을 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4월 들어선 봄비 대신 이상 고온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기상 정보업체 케이웨더에 따르면 3월 초순부터 4월 중순까지 평년보다 낮은 기온이 한 달 이상 지속되다가 4월 하순 들어 수은주가 급격히 올랐다. 소비자들은 "봄옷을 사봤자 한두 번밖에 못 입는다"고 불평을 하고, 의류 판매업자들은 "올해 봄철 옷 장사는 다 끝났다"고 한숨을 쉰다.

결국 한은은 4월 경기 전망을 수정하면서 당초 상반기에 2.6% 늘어날 걸로 예상한 민간 소비를 1.8% 증가하는 걸로 낮추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