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자금 이달 2조원 빠져나가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탈퇴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이로 인해 유로존 재정위기가 재차 악화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글로벌 금융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15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8% 하락한 1898.96으로 마감, 심리적 지지선인 1900선이 무너졌다. 주가지수가 19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1월 18일 이후 4개월 만이다.

외국인은 이날 1680억원을 순매도한 것을 비롯해 지난 10거래일간 2조원을 팔아치워 증시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연일 치솟고 있다. 이날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4.9원 오른 1154.1원에 마감, 1주일새 18.5원 올라 1월 이후 처음으로 1150원대가 됐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시장 변동 폭이 과민하며 펀더멘털에 비해 너무 크다"며 구두 개입에 나섰다.

중국(-0.3%), 일본(-0.8%)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다.

문제의 진원지인 유럽 채권시장에서는 스페인·이탈리아 등 남유럽 부실국가들의 국채 금리가 다시 급등세(국채 가격 폭락)를 보이고 있다. 14일(현지시각)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6.3%로 치솟아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와의 격차가 역대 최고치인 4.85%포인트로 벌어졌다.

반면 유로존 위기가 재발하면 세계 경제가 침체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면서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으로 배럴당 94.8달러까지 떨어졌다.

그리스 변수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선 전문가들도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로존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유럽의 정책 공조나 지원 대책이 나오면 상황은 얼마든지 역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