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액보험, 보험 아닌 투자상품으로 규제해야"

금융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 변액 보험을 보험 상품으로 취급하지 말고 투자 상품으로 간주해 엄격한 규제를 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변액 보험은 투자 성적에 따라 보험금 액수가 달라지는 보험상품으로, 최근 컨슈머리포트에 의해 고객이 낸 보험료의 12%를 수수료로 떼면서 수익률이 형편없다는 점이 드러나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자본시장연구원의 송홍선 연구위원은 16일 '변액보험의 투자성을 고려한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방안'이라는 보고서에서 "변액보험은 소비자가 보험 목적보다 투자 목적으로 가입하는 상품인데 소비자 보호 수준이 낮은 보험업법만 적용해 왔다"며 "변액보험 가입 단계부터 소비자 보호 수준이 높은 자본시장법을 전면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 위원은 "1960년대 미국 보험사들이 변액보험에 사망보험금을 추가한 뒤 '투자성'보다 '보험성'이 강하다며 규제 완화를 요구했지만 미 대법원과 증권거래위원회는 변액보험은 투자상품으로 강한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자본시장법을 적용하면 보험사는 변액보험 가입 단계에서 고객에게 '투자에 따르는 위험'까지 설명하고 이해시킬 의무를 진다. 투자위험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고객이 손해를 봤다면 판매사가 배상해야 한다는 조항도 있다. 모두 보험업법에는 없는 내용들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보험사는 투자 경험이 충분하지 않은 고객에겐 변액보험 가입을 권유하면 안 된다. 주식·채권에 투자해 수익성이 나쁘면 가입자가 받는 보험금도 줄어드는 변액보험의 특성을 제대로 알 만한 사람만 가입시키라는 뜻이다. 고객의 투자 경험이 많고 적음을 묻지 않고 일정한 나이만 되면 가입을 권유할 수 있도록 규정한 보험업법과 비교하면 자본시장법이 소비자 보호에 있어서 한 걸음 나아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