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버스 勞使 '시민의 발' 놓고 밤새도록 줄다리기

서울시 버스 총파업을 앞두고 버스 노사(勞使) 양측이 18일 새벽까지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시내 교통량의 27.8%를 차지하는 버스가 파업하게 되면 이를 이용하는 하루 460만명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다.

노사 양측은 지난 16일 오후부터 임금 인상 등을 놓고 힘겨루기를 계속해 왔다. 당초 노조 측은 임금 9.5% 인상을 주장하고, 사측은 동결로 맞서다가 17일 임금 3.5%인상 및 무사고 수당(버스 기사가 한 달 동안 사고를 내지 않으면 지급하는 수당) 5만원이 조정안으로 제시됐으나 사측이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에 노조는 17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예정된 총파업 투쟁 출정식을 갖고 18일 오전 4시를 기점으로 무기한 전면 파업을 결의했다. 노조는 이후 재차 협상에 나서 5.1%(노조) 인상안을 내놓았고, 사측은 4.5% 인상을 주장하며 팽팽하게 대립했다.

노조는 임금 인상 외에 서울시에서 올 초 내놓은 버스 200대 감차 계획의 철회도 요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서울시 감차 계획대로 버스 대수를 줄이게 되면 버스 기사들 일자리가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감차는 시가 아니라 버스회사가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서울시는 서울 시내버스 운전자 임금이나 근로 여건이 유사 직종이나 다른 광역자치단체에 비교해 높기 때문에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시에 따르면 현재 시내버스 운전자 3호봉(근속 4~7년) 연봉은 4021만6000원 정도로, 택시(약 2000만원)나 마을버스 기사(2540만원) 연봉의 2배에 가깝다. 경기도나 인천시 버스 운전자 급여 수준보다도 15~28% 정도 높다.

서울시는 버스 파업이 결정되면 자치구·서울경찰청·서울교육청·지하철 운송기관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하기로 했다. 지하철은 하루 총 255회 늘리고, 막차시간도 평소보다 1시간 연장(종착역 기준 새벽 2시)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출·퇴근 시간 시민이 지하철로 집중되는 상황에 대비해 지하철 배차간격도 줄이기로 했다. 수도권 전철을 운행하는 코레일은 경부선·중앙선 등의 하루 운행을 44회 추가하는 안을 마련했다. 마을버스도 213개 노선 2773회를 증회하는 한편, 첫차·막차 시간을 1시간씩 연장해 오전 5시에서 다음날 오전 2시까지 운행하는 안을 세웠다. 경기도와 인천광역시도 지원에 나서 파업이 시작되면 18일 하루 동안 서울을 오가는 경기도 버스 207개 노선 203대, 인천 버스 26개 노선 42대의 예비차량을 추가 투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