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400만명 회원 정보 유출

2000만명의 회원이 가입해 있는 EBS 인터넷 사이트가 해킹돼 회원 400만명의 개인 정보가 유출됐다. 이름, 전화번호, 주소,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등이 유출됐으며, 피해자는 10대 학생부터 50대 이상 학부모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포함돼 있다. 정부(교육과학기술부) 산하 기관의 사이트에서 개인 정보가 대거 유출된 것은 처음이다.

EBS 측은 17일 "지난 15일 EBS 메인 사이트가 중국발(發) IP(인터넷 주소)를 이용한 외부 해커의 공격을 받아 회원 정보가 유출됐다"며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라고 밝혔다.

정보가 유출된 회원은 2009년 12월 이전 가입자 중 2009년 12월 이후 개인정보를 변경한 회원 400만명이다. 이는 전체 사이트 회원 1990만5000명의 20%에 해당된다. EBS 메인 사이트는 뉴스, 라디오 방송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어, 학생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이 가입되어 있다.

주민등록번호와 계좌번호는 애초에 따로 수집하지 않기 때문에 유출되지 않았다고 EBS 측은 밝혔다.

해커들은 EBS 메인 사이트 내에서 외부인이 글을 남길 수 있는 '뉴스제보' 게시판을 통해 내부로 침투, 악성 코드를 심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 유출로 인해 '보이스피싱' 등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30~50대 학부모나 노인들에게 '당신 딸을 납치했다'고 협박하며 돈을 요구하는 보이스피싱 전화를 걸 수 있다"며 "전화를 받는 즉시 경찰에 신고하고 자녀 위치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은 "복수의 사이트에 동시다발적으로 로그인하는 '자동접속 프로그램'을 이용해 공인인증서의 비밀번호를 빼내 금전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유출된 것과 동일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사이트가 있다면 모두 즉시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