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들이여, 도서관에만 있지 말고 클럽이나 모임에도 나가라"

"도서관에만 있지 말고 클럽이나 모임에도 나가라. 학점이나 토익점수 못지않게 사회활동의 스킬도 중요하다."

태국 방콕에서 다큐멘터리를 찍다 왔다는 그는 초췌해 보였지만 목소리에 힘이 넘쳤다. 작년 화제작 '나는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에 이어 지난 3월 '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갤리온)를 낸 인기 저자. 억대 연봉 애널리스트를 그만두고 글로벌 경제 리포터로 변신한 영국 청년 코너 우드먼(38·본지 2011년 3월28일자 A22면)은 지금도 여행 같은 삶을 살고 있다.

지금껏 거친 곳만 100여 개국. 요즘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함께 전 세계 관광도시에서 암약하는 비밀 범죄조직을 잠행 취재하는 프로그램을 제작 중이다.

16일 만난 그는 세계 자본주의의 현장을 발로 누벼본 소감을 이야기했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를 착취 관계로 봤지만 실은 인류 역사상 최대의 빈곤 해결자가 자본주의였다. 다만 자본주의 메커니즘은 소수 최상층에 지나치게 많은 부가 몰리게 한다. 이윤의 일부를 맨 아래층 사람들에게로 환원할 필요가 있다. 세계 경제는 여전히 광부·농민·하청공장노동자 같은 밑바닥 인력에 의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들이 없으면 우리 삶은 지속될수 없다. 자연의 지속가능성뿐만 아니라 인간의 지속가능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는 월가 점령 시위에 대해 "좀 더 현명하다면 대기업을 상대로 한 소비자운동과 연계해야 한다"고 했다. 투자은행들의 이익도 궁극적으로 대기업에 대한 투자에서 나오기 때문. 그는 "갑부가 아닌 한 일반인이 JP모건이나 골드만삭스의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겠나. 연결고리가 대기업이다. 상품 불매운동 같은 압력을 통해 사회 변화를 이끌어낼 여지가 많다"고 했다.

그는 부모·형·형수가 다 의사인 집안에서 태어난 '이단아'다. 자신도 대학 1학년 때 의학을 공부하다 싫증을 느끼고 관심이 가는 경제학으로 바꿨다. 대학 때도 목요일만 되면 클럽에 갔다. 단짝 친구와 테크노 파티를 기획해 돈도 벌었다. 그렇다고 그저 '날라리'였다고 생각하면 오산. 지금도 책을 많이 읽는다. 가장 좋아하는 책으로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을 꼽는다. 무라카미 하루키 책도 애독한다. 여행 중에도 인터넷으로 신문은 꼭 챙겨본다. 그에게 글로벌 시야를 선사한 것도 신문이다.

그는 진로를 고민하는 한국 젊은이들에게 "대기업이나 로펌에 들어가지 않아도 성공적인 자기 일을 찾을 수 있다"며 "자신에게 투자하고, 스스로를 시험해 보고, 위험을 무릅쓰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강연은 18일 오후 7시 30분 건국대 새천년관 대극장.